"911 기술 이식한다"... 포르쉐 카이엔, 2029년 하이브리드까지 출시 '확정'

[오토트리뷴=김동민 기자] 포르쉐는 지난달 순수 전기 SUV인 카이엔 일렉트릭을 국내에 공개하며 하반기 출시를 확정 지었다. 다만 고유 정체성을 잃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추후 하이브리드 포함 내연 기관 모델도 내놓기로 했기 때문이다.
ㅡ
전기차 외에 하이브리드 추가 예정
ㅡ
영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 익스프레스’는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기준), 포르쉐 SUV 라인업을 총괄하는 랄프 켈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랄프 켈러는 “신형 카이엔에 대한 내연 기관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향후 출시된 신형 카이엔은 내연 기관을 유지하면서도 기술 방향은 전동화 중심으로 설정된다. 기존 대비 더 진보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되며 전자 제어 기술 개선을 통해 주행 성능과 응답성을 함께 끌어올릴 계획이다.
일부 최신 기술 적용 가능성도 언급됐다. 포르쉐는 파나메라를 통해 처음 선보인 액티브 라이드 서스펜션 도입을 검토 중이다. 또한 911 GTS와 터보 S에 탑재한 T-하이브리드 기술 일부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플랫폼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카이엔 일렉트릭 기반이 되는 PPC 플랫폼을 쓰거나 폭스바겐 그룹 내 후륜구동형 내연 기관 SUV 전용 플랫폼인 MLB Evo를 활용할 수 있다. 후자라면 벤틀리 벤테이가, 람보르기니 우루스와 형제 관계가 된다.
ㅡ
현행 일렉트릭과 차별화된 디자인
ㅡ
차체 크기는 현행 모델과 유사한 수준이다. 포르쉐는 신형 카이엔을 브랜드 내에서 콤팩트 SUV로 정의하며 앞으로도 해당 포지션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마칸 내연 기관 모델과 플래그십 SUV ‘K1’ 사이 중간 역할을 맡는다.
외관은 카이엔 일렉트릭 대비 완전히 달라진다. 개발은 이미 시작된 상태이며 디자인 총괄 교체에 따라 변화 폭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내는 카이엔 일렉트릭과 디스플레이 구성을 일부 공유하고 색상과 소재 선택 폭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신형 카이엔 출시는 2029년이 유력하다. 현행 카이엔 내연 기관 모델처럼 일반 SUV와 함께 쿠페로도 등장한다. 특히 쿠페는 유럽 시장 판매량에서 약 60%를 차지하는 만큼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 포르쉐도 주력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ㅡ
포르쉐를 살린 차, 정체성도 유지
ㅡ
2002년 등장한 카이엔은 브랜드 최초 SUV이자 도어가 4개 이상으로 구성된 양산차였다. 당시 심각한 재정난에 빠져있던 포르쉐는 존립을 위해 911로 대표되는 스포츠카에 의존하지 않기로 했다. 그 첫 모델이 바로 카이엔이었다.
카이엔은 골수 포르쉐 마니아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못생겼다”, “이건 포르쉐가 아니다” 등 수위 높은 비난도 이어졌다. 하지만 24년이 지난 현재 카이엔은 이후 출시된 파나메라와 함께 포르쉐를 지탱하는 볼륨 모델로 우뚝 섰다.
2020년대 들어 전동화 흐름에 따라 카이엔도 순수 전기차로 변모했다. 하지만 포르쉐는 내연 기관 모델을 폐기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2030년대까지 하이브리드 기반 내연 기관 모델을 내놓으며 브랜드 고유 정체성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카이엔은 국내에서 ‘강남 싼타페’로 불리며 인기가 많다. 사전 계약에 들어간 카이엔 일렉트릭도 마찬가지다. 시작 가격 1억 4,230만 원에 최대 2억 원을 훌쩍 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전 계약을 인증하는 누리꾼이 잇따르고 있다.
김동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