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이라더니 대반전"... 테슬라 모델 S·X, 재고차 오히려 2,250만 원 ↑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테슬라가 지난달을 끝으로 생산이 중단된 플래그십 모델 S와 모델 X의 재고 차량 가격을 인상했다.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을 진행하는 일반적인 자동차 브랜드들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ㅡ
재고차 가격인상, 테슬라의 기이한 행보?
ㅡ
테슬라는 미국 시장 내 모델 S와 모델 X의 전 트림 가격을 일괄적으로 1만 5,000달러(약 2,250만 원) 인상했다. 이번 인상으로 모델 S AWD는 10만 7,600달러(약 1억 4,900만 원), 모델 X 플래드는 12만 8,400달러(약 1억 7,800만 원)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현재 판매되는 차량들은 모두 생산이 중단된 후 남은 재고차나 전시용 데모카다. 보통 단종된 차량은 가치가 하락하기 마련이지만, 테슬라는 오히려 '마지막 물량'이라는 희소성을 내세워 가격을 올리는 배짱 영업을 선택했다.
ㅡ
럭스 패키지, 끼워팔기 논란
ㅡ
테슬라는 가격 인상의 명분으로 '럭스 패키지(Luxe Package)'를 내세웠다. 이 패키지에는 테슬라의 핵심 기술인 FSD(감독형 자율주행)를 비롯해 평생 무료 슈퍼차징, 평생 프리미엄 커넥티비티, 4년 프리미엄 서비스 플랜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외신들은 가격 인상 전에도 이미 많은 재고 차량에 무료 슈퍼차징과 커넥티비티 혜택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실상 기존에 제공하던 혜택을 유료 패키지로 묶어 가격을 올린 '끼워팔기' 아니냐는 분석이다. 결국 테슬라가 단종 모델의 희소성에 과도한 웃돈을 붙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ㅡ
14년 역사의 종말, 프리몬트 공장의 변화
ㅡ
모델 S는 2012년 출시되어 테슬라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상징적인 모델이다.
2015년 출시된 모델 X 역시 독특한 팔콘 윙 도어로 전기 SUV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최근 저렴한 모델 3와 모델 Y에 판매 비중이 밀리면서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두 차량을 생산하던 미국 프리몬트 공장은 이제 테슬라의 미래 먹거리인 '옵티머스 로봇'과 자율주행 택시 '사이버캡' 프로젝트를 위한 전초기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테슬라의 이번 가격 인상은 플래그십 모델의 마지막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그러나 테슬라를 소유하고자 했던 소비자들에게 이번 인상은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편, 중고차 시장에서는 신차 가격 인상에 따른 잔존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기존 차주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단종된 모델 S와 모델 X가 '컬렉터 아이템'으로 남을지, 무리한 고가 전략의 희생양이 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양봉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