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꺾고 세계 2위"... 현대차그룹, 영업이익 20조 시대 열었다

[오토트리뷴=이서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수익성으로 정점에 올라섰다. 폭스바겐을 제치고 도요타에 이어 글로벌 영업이익 2위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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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는 3위, 이익은 세계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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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2025년 매출은 300조 3,954억 원, 영업이익은 20조 5,46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판매량 기준 세계 2위인 폭스바겐그룹의 영업이익(약 15조 3,000억 원)을 가뿐히 넘어선 수치다.
주목할 점은 효율성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727만 대를 판매했다. 폭스바겐(898만 대)보다 약 170만 대 적게 팔고도 이익은 5조 원 이상 더 남겼다. 영업이익률에서도 현대차그룹은 6.8%를 기록하며 폭스바겐(2.8%)을 압도했다. 그리고 토요타(8.6%)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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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결은 제네시스와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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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기록적인 성장은 판매 전략 개선 덕분이다. 수익성이 낮은 소형차 비중을 줄이고 제네시스와 SUV 중심의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에 집중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판매 대수가 전년과 비슷했음에도 매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 대를 팔아도 비싸게 팔았다는 뜻이다.
전기차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의 유연한 대응도 빛났다. 전동화에만 올인했던 유럽 업체들이 부진한 사이, 현대차그룹은 강력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앞세워 실속을 챙겼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신차 경쟁력에 하이브리드의 수익성이 더해지며 완벽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지난해는 미국의 수입차 관세 여파로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위기에 빠졌던 시기였다. 현대차그룹 역시 7조 2,0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관세 비용을 지출했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가격을 올려 대응하다 판매량이 급감한 것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 확대와 재고 조정을 통해 정면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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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텔루라이드·GV90 대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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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올해 더욱 공격적인 신차 전략을 펼친다. 2분기 아반떼 완전변경 모델을 시작으로 3분기에는 투싼 풀체인지가 등장한다. 제네시스는 GV80과 G80 하이브리드를 내놓으며 친환경차 시장을 정조준한다. 하반기에는 브랜드 첫 대형 전기 SUV인 GV90도 베일을 벗는다.
기아의 기세도 무섭다.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한 텔루라이드를 필두로 보급형 전기차 EV2 등이 대기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3.2% 늘어난 750만 8,300대로 잡았다. 불확실한 대외 여건 속에서도 신차 효과를 통해 글로벌 2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그룹의 압도적인 성과에 힘입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보수 규모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12일 기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해 기아에서 급여와 상여를 합쳐 총 54억 원을 수령했다. 2020년 취임 이후 고수해 온 ‘무보수 경영’을 끝내고 처음으로 받은 보수다.
이서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