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무조건 도입해야"... 中, 2027년부터 자동차 '물리버튼' 의무화

[오토트리뷴=김동민 기자] 자동차 실내에서 물리적인 버튼이 사라지고 대형 터치스크린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추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최근 테슬라를 필두로 확산한 미니멀리즘 콕핏 디자인에 정면으로 맞서는 조치가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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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으로 정한 ‘물리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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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지난 2월 자동차 실내 물리 버튼 의무화를 공식화했다. 방향지시등 제어와 창문 개폐, 운전자 보조 시스템 활성화 등이 주요 대상이다. 이 규정은 2027년 7월 1일부터 생산되는 모든 신차에 의무 적용될 예정이다.
최근 들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는 물리 버튼을 최소화하고 있다. 모든 기능을 대형 중앙 디스플레이에 집어넣는 방식이 주류다. 테슬라에서 촉발된 변화는 물리 버튼을 넘어 계기판까지 삭제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비판적인 인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지리자동차 부사장은 “자동차 업계가 눈이 멀어 트렌드만 쫓는 전염병에 걸렸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중국 정부가 나서서 물리 버튼을 법적으로 무조건 쓰게끔 강제하기로 했다.
내년 발효되는 개정안은 핵심 조작 부품 접근성과 가독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운전자가 화면을 보지 않고도 익숙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하여 전방 주시 태만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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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등과 변속 등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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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에는 물리 버튼으로 반드시 구현해야 할 구체적인 항목들이 명시됐다. 먼저 방향지시등과 비상등, 경적이 포함된다. 변속도 반드시 물리적인 장치로 조작해야 하며 화면 터치만으로 변속하는 방식은 전면 금지된다.
안전 및 비상시 대응 기능도 대거 포함됐다. 와이퍼 조작과 앞 유리 서리 제거, 창문 개폐와 비상 호출 시스템 등이 대상이다. 전기차는 비상시 전원을 즉각 차단할 수 있는 물리 스위치 장착도 의무화된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 활성화 스위치 역시 물리 버튼으로 만들어야 한다. 위급 상황에서 시스템을 즉시 끄거나 켤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화면을 여러 번 터치해 메뉴에 진입해야 하는 기존 방식은 안전상 치명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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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크기 규격까지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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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버튼 규격과 성능에 대해서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각 물리 버튼이 지켜야 하는 유효 조작 면적은 가로와 세로 모두 10mm 이상이어야 한다. 노안이 오거나 손가락이 굵은 운전자도 실수 없이 조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조작 시 확실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버튼을 눌렀을 때 촉각적 또는 청각적인 반응이 필수적이다. 중앙 제어 시스템이 먹통이거나 전원이 끊긴 상황에서도 기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신뢰성까지 요구된다.
해당 개정안은 급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실내 디지털화에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가 판매되는 중국인 만큼 미니멀리즘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전기차 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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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환영’, 제조사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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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환영하는 눈치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오너 평가에는 “여러 번 눌러서 기능을 사용해야 해서 불편했다”, “이제 통풍 시트도 한 번에 키겠구나” 등등 반응이 나온다. 일부 누리꾼은 변속 레버를 아예 기계식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자동차 제조사 향후 대응은 아직 미지수다. 사실상 저격당한 테슬라는 천장에 붙은 비상등을 포함해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 다양한 버튼을 줄여 원가 절감을 이뤄냈지만 이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 만큼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현대차그룹이 곧 승용차에 상용화하는 ‘플레오스 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도 제동이 걸릴지에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상반기 중 등장하는 현대 그랜저 부분 변경 모델부터 정식 탑재될 예정이다.
김동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