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과 젠슨 황의 은밀한 작전, 머스크 따돌릴 수 있을까?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손을 잡았다. 두 사람, 두 회사는 레벨2부터 레벨4까지 아우르는 자율주행 통합 플랫폼 구축을 공식화하면서 자동차 산업의 지형도가 급변할 전망이다.
이번 발표의 핵심인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도입은 단순한 하드웨어 수급을 넘어 현대차그룹 내부에 파편화되어 있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는 '선택과 집중'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특히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한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체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기존의 제조 중심 기업에서 AI 데이터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최근 현대차가 발표한 5조 8,000억 원 규모의 새만금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대규모 GPU 연산 능력을 확보하여 실제 도로 위 차량이 수집한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학습시킨다. 또 이를 다시 양산차의 성능 개선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테슬라가 주도해온 데이터 기반 자율주행 고도화 방식을 현대차만의 강력한 제조 인프라와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기술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산업의 패러다임이 기계공학에서 AI와 데이터 소프트웨어로 이동함에 따라 인력 구조의 대대적인 재편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현대차와 기아가 대규모 공개 채용을 통해 소프트웨어 및 로봇 전문 인력을 대거 흡수하는 반면, 기존 제조 인력 중심의 노조는 로봇 도입과 AI 전환에 대해 강한 우려와 반발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자동화와 지능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전문가들은 노조가 무조건적인 반대와 투쟁의 언어에 머물기보다 미래 직무로의 전환 교육과 고용 안정 모델을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등 변화된 산업 환경에 맞는 대응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결국 현대차와 엔비디아의 원팀 협업은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 전반의 고용과 경제 구조를 미래형으로 강제 재설정하고 있다.
기업은 이미 AI와 스마트팩토리를 전제로 한 로드맵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는 조직이나 방식은 자연스럽게 영향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산업의 주도권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넘어가는 골든타임에서 현대차의 기습적인 승부수가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양봉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