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8대 팔리는데 누가 사나"... 기아 니로, EV 버리고 하이브리드에 '올인'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저조한 판매량으로 ‘단종설’이 끊이지 않던 기아의 소형 전기 SUV ‘니로 EV’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기아는 전용 전기차 브랜드인 ‘EV 시리즈’와 목적 기반 차량(PBV)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할 계획이다. 라인업 재편으로 니로는 하이브리드 모델에 판매를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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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3에 밀린 원조 전기 SUV, 니로 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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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니로 EV의 생산을 중단하고 잔여 재고 판매에 돌입했다. 기아 국내마케팅팀 관계자는 이달 초 열린 간담회에서 "니로 EV는 단산됐으며 현재는 재고 물량 위주로 판매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실제로 올해 1~2월 니로 EV의 국내 판매량은 단 8대에 그치며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급격히 약화된 상태다.
니로 EV의 몰락은 전용 플랫폼 모델인 ‘EV3’의 등장 때문이다. 니로 EV는 2022년 완전변경을 통해 주행거리를 401km까지 늘리며 연간 9천 대 이상 판매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모델들이 대거 출시되자 대중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전기차로 옮겨갔다.
그래도 기아는 니로 EV의 라인업을 유지하며 반등의 기회를 노렸다. 그러나 2024년 7월 출시된 EV3가 등장하며 니로 EV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결국 EV3가 상품성과 공간 활용성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며 설 곳을 잃은 니로 EV는 단종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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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V 시장의 새 강자 PV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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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는 니로를 하이브리드 라인업에 집중하는 대신 전기차 라인업도 공격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한 라인업 개편의 성과도 주목할만 하다. 기아의 첫 PBV 모델인 ‘PV5’는 지난달 3,967대가 판매되며 현대차그룹 전체 전기차 중 판매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PV5 카고 모델이 전체 판매량의 91%를 차지하며 소상공인과 물류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기아는 화성 ‘이보 플랜트’를 PBV 전용 생산 거점으로 삼아 2027년까지 PV7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한다. 기존 승용 전기차 라인업인 EV3·EV4·EV5·EV6·EV9에 이어 상용 시장까지 아우르는 PBV 라인업도 공격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아는 2030년 전기차 연간 126만 대 판매 목표를 달성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실현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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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선 EV2, 저가 전기차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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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해외 시장은 ‘가성비’를 앞세운 투트랙 전략을 펼친다. 기아는 유럽 현지 전용 모델인 ‘EV2’를 공개하고 BYD 등 저가 전기차 공세에 맞불을 놓는다. EV2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WLTP 기준 317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또한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해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특히 기아는 EV2의 가격을 BYD의 동급 모델 대비 약 390유로(약 67만 원) 더 저렴하게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능 GT 라인업과 플래그십 EV9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쌓는 동시에, 엔트리급에서는 철저한 ‘가성비’ 전략으로 실익을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가성비’ 타이틀마저 중국 브랜드에 내주지 않겠다는 기아의 공세 속에, 계륵이 된 니로 EV의 퇴장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니로 EV의 공백은 전용 플랫폼 기반의 강력한 후속 모델들이 빈자리를 메우며 기아의 전동화 전환은 더욱 매섭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예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