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투자하길 잘했다"... 현대차·기아, 미국 연비 규제 완화 영향은?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미국이 자동차 연비 규제 문턱을 낮추면서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확대 전략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 판매를 늘려 연비 기준을 맞춰야 하는 부담이 줄어드는 가운데, 이미 판매가 늘고 있는 하이브리드로 북미 수요에 대응할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8월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차 5만 57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7% 늘어난 역대 최대 실적이다. 규제 완화와 별개로 하이브리드를 찾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수혜 전망의 바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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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비 목표 30% 이상 낮춰, SUV 판매 부담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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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통부가 확정한 기업평균연비제(CAFE) 개정 기준에 따르면 2031년형 차량의 업계 평균 연비 요구 수준은 약 34.9mpg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 당시 목표인 50.4mpg보다 약 30.8% 낮다. CAFE는 제조사가 판매한 차량 전체의 평균 연비를 관리하는 제도로, 개별 차량 모두에 같은 연비를 요구하는 방식은 아니다.
완성차 업체들은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판매 구성을 조절할 여유가 커졌다. 특히 픽업트럭과 대형 SUV 비중이 높은 GM·포드·스텔란티스는 전기차 전환 속도를 조절하면서 기존 주력 차종을 판매하기가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현대차·기아 역시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를 이어갈 여건이 좋아졌다. 노무라증권은 “미국 시장의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2020년 약 3%에서 올해 8월 누적 16%까지 높아졌다”며, 관련 라인업을 갖춘 현대차·기아에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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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북미 판매 절반을 하이브리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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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2030년까지 북미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10종 이상 운영하고, 판매 비중을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전기차와 함께 하이브리드를 북미 시장의 주요 판매 축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현지 생산도 확대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 6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생산을 시작했다. 아이오닉 5·9을 생산하던 공장에 기아 모델과 하이브리드가 추가된 것이다.
여러 동력계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은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데 유리하다.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느리게 늘더라도 하이브리드 생산을 함께 운영하며 판매 구성을 조절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의 강점은 규제 완화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늘어나는 하이브리드 수요를 현지 생산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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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로 떠오른 투싼·스포티지, 주력 SUV 연비 부담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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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규제가 완화돼도 모든 차종의 부담이 함께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개정 기준은 2030년형부터 일부 소형 크로스오버를 경트럭에서 승용차로 재분류한다. 투싼과 스포티지처럼 해당 분류 변경의 영향을 받는 차종은 더 엄격한 승용차 연비 기준에 대응해야 한다.
두 모델은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주력 SUV다. 규제 완화로 판매 전략의 선택지는 넓어졌지만, 주력 차종의 연비를 높여야 하는 과제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결국 현대차·기아에는 하이브리드를 키워온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 소비자가 원하는 SUV를 계속 판매하면서 연비 부담에도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판매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만큼, 확대되는 현지 생산과 신차 투입이 실제 판매 증가로 이어질지가 북미 사업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김예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