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7인승 대형 SUV, 가격 고작 1890만 원?"... 갓성비는 이런 겁니다

[오토트리뷴=박성한 기자] 신형 대형 SUV 가격이 5천만 원을 훌쩍 넘는 가운데, 중고차 시장에서는 신차의 절반 수준까지 가격이 내려온 쉐보레 트래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저렴한 매물이 오래됐거나 주행거리가 많은 차량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2만~4만km를 달린 비교적 양호한 차량도 2천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어 크기와 성능을 고려하면 눈여겨볼 만하다.
2만km 주행한 트래버스도 2천만 원대
8월 24일 기준 엔카에는 쉐보레 트래버스 약 265대가 등록돼 있다. 이 가운데 2023년 10월식 LT 레더 프리미엄은 주행거리 2만2,047km에 2,980만 원으로 올라왔다. 2021년 7월식 매물은 2만4,846km를 주행했으며 가격은 2,350만 원이다.
2021년 6월식 3만8,658km 차량은 2,290만 원, 2020년 5월식 3만9,480km 매물은 1,850만 원에 등록됐다. 4만2,830km를 달린 2023년형 차량 역시 2,290만 원에 불과하다.
페이스리프트 트래버스의 신차 가격은 5,470만 원부터 시작했으며 상위 트림인 하이컨트리는 6,430만 원에 달했다. 연식과 세부 사양에는 차이가 있지만, 일부 중고차 가격은 신차의 절반 아래까지 떨어진 셈이다.
전장 5.2m에 314마력…크기와 성능은 여전
트래버스의 핵심 경쟁력은 압도적인 차체 크기다. 전장 5,200mm, 전폭 2,000mm로 신형 팰리세이드보다도 길다. 국내 판매 차량은 7인승으로 구성되며, 성인이 탑승할 수 있는 3열과 넉넉한 적재공간을 갖췄다.
동력계는 3.6리터 V6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 AWD 시스템의 조합이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kg·m를 발휘한다. 최근 대형 SUV에서 보기 어려워진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의 부드러운 출력과 여유로운 주행 감각도 강점으로 꼽힌다.
2천만 원 안팎의 예산으로 5.2m급 차체와 V6 엔진, 사륜구동, 넓은 3열을 모두 갖춘 국내 정식 판매 모델은 찾기 쉽지 않다. 가족용 차량은 물론 캠핑과 차박, 장거리 여행을 위한 SUV로도 활용도가 높다.
낮은 연비와 세금 부담은 따져봐야
큰 폭의 감가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3.6리터 가솔린 엔진의 공인 복합연비는 8.3km/L이며 도심 연비는 7.1km/L다. 연간 1만5,000km를 달린다고 가정하면 약 1,807리터의 휘발유가 필요하다.
3.6리터 배기량에 따른 자동차세도 연식 할인을 적용하기 전에는 연간 90만 원을 넘는다. 차체 폭이 2m에 달해 오래된 아파트나 상가 주차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으며, 일부 부품은 일반 국산차보다 비싸거나 수급에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주행거리가 많다면 디젤이나 하이브리드 SUV가 유지비 면에서 유리하다. 반면 연간 운행거리가 짧다면 연료비 차이보다 구매 단계에서 절약하는 금액이 더 클 수 있다.
전국 서비스망으로 정비 접근성 확보
쉐보레의 국내 사업 축소나 서비스센터 감소를 우려하는 소비자도 있다. 다만 GM 한국사업장은 2026년 기준 전국 약 380개의 협력 서비스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대전·전주·창원 직영 거점은 정비서비스 기술센터로 유지되며, 인천 부평 하이테크센터는 고난도 진단과 협력 서비스센터에 대한 기술 지원을 담당한다. 일반적인 수입 대형 SUV와 비교하면 정비 접근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은 트래버스의 감가를 키운 요인이지만, 이미 가격이 충분히 내려간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연료비 부담을 감수할 수 있고 넓은 3열과 여유로운 성능이 필요하다면, 2천만 원대 트래버스는 여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선택지다.
박성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