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0년 만의 전면 파업, 로봇이 문제?...“해외서도 대서특필”

[오토트리뷴=박성한 기자] 현대자동차 노조가 10년 만에 8시간 전면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이 소식이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를 통해서도 비중 있게 보도됐다. 국내 대표 자동차 기업의 생산 현장이 멈춰 선 모습이 해외에까지 알려졌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남긴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카스쿱스는 지난 21일 ‘현대차 노동자들이 10년 만에 파업에 나섰으며, 로봇도 일부 원인’이라는 취지의 제목으로 국내 파업 소식을 전했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협상 결렬에 따라 지난 21일 8시간 전면 파업을 진행했다. 2016년 이후 10년 만에 이뤄진 전면 파업으로 생산직과 사무직을 포함한 조합원 약 3만9천 명이 참여했다.
파업으로 울산과 전주, 아산공장의 생산라인이 멈췄다. 오전·오후 출근조가 각각 파업에 참여하면서 생산라인 기준 가동 중단 시간은 총 16시간에 달했다.
노조는 지난 5월 협상을 시작한 이후 부분 파업을 이어왔으며, 21일 전면 파업을 포함한 누적 파업 시간은 60시간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 기간 약 5만5,200대의 생산 차질과 2조3천억 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한다.
노사 간 쟁점은 임금과 상여금 인상, 해고 조합원 복직, 정년 연장 등이다. 여기에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 도입에 따른 고용 안정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생산 현장에 단계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부품 배열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이후 조립 공정까지 역할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해외 매체가 이번 파업을 ‘사람과 로봇의 일자리 갈등’이라는 관점에서 조명한 이유다.
노동자의 정당한 권익과 변화하는 산업 환경 속 고용 불안은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 사측 역시 자동화가 고용에 미칠 영향과 인력 전환 계획을 투명하게 제시할 책임이 있다.
다만 노사 갈등이 장기화해 생산라인이 반복적으로 멈추면 피해는 회사와 노조에만 머물지 않는다. 수많은 협력업체와 지역경제, 출고를 기다리는 소비자에게까지 부담이 전가된다. 해외에서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보다 파업과 생산 차질이 먼저 부각될 수밖에 없다.
특히 현대차가 미국에서 최대 규모의 생산시설을 추진하는 시점에 국내 공장이 파업으로 멈춰 섰다는 사실은 더욱 안타깝다. 국내 생산의 안정성이 흔들린다면 기업이 해외 생산을 확대해야 할 명분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현대차 노사는 24일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으며, 노조도 이날 예정했던 4시간 부분 파업을 유보했다. 25일 추가 파업 여부는 교섭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가 아니다. 국내 자동차 산업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타협이다. 세계 시장이 한국의 노사 갈등을 지켜보는 상황에서 대화와 합의로 경쟁력을 지켜내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박성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