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막차는 GV70 운구차'... 제네시스 리무진 중 역대급 초장축 등장

[오토트리뷴=이우진 기자]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길게 늘여 만든 운구차가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차체 가운데에 새로운 공간을 덧붙인 독특한 모습에 “차박도 가능하겠다”는 농담부터 “제네시스가 호주에서 고급차로 인정받은 것 같다”는 평가까지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사진 속 차량은 호주 장례업체 ‘화이트 레이디 퓨너럴스(White Lady Funerals)’가 운용하는 제네시스 기반 운구차다. 빅토리아주 번호판 ‘LADY-08’을 달았으며, 차체 옆면에는 업체명이 적혀 있다. 호주 장례기업 터커스(Tuckers)도 같은 형태의 흰색 차량을 운구차 선택지로 소개하고 있다.
터커스 홈페이지에는 이 차량이 ‘제네시스 GV80’으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사진 속 기반 차량은 GV80이 아니라 1세대 부분변경 이전 GV70이다. 뒤 펜더와 두 줄짜리 테일램프, 범퍼와 뒷유리 형상이 GV70과 일치한다.
화이트 레이디와 터커스는 모두 호주 대형 장례기업 인보케어(InvoCare) 계열이다. 두 차량은 같은 차를 재도색한 것보다는 동일한 설계로 제작된 자매 차량일 가능성이 크다.
순정 GV70의 전장은 4715㎜, 축간거리는 2875㎜다. 운구차는 앞뒤 승객용 문을 그대로 남긴 채 뒷문과 후륜 사이에 관을 싣는 공간을 삽입했다. 차체를 절단해 축간거리를 늘이는 스트레치 리무진 방식이다. 높고 긴 지붕과 대형 측면 유리, 관을 고정하고 옮기기 위한 롤러 데크, 측면 장비함과 꽃 장식용 지붕 레일도 새로 제작됐다.
정확한 완성차 길이와 중량, 엔진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다. 당시 호주형 GV70에는 2.5ℓ 가솔린 터보와 2.2ℓ 디젤, 3.5ℓ 가솔린 트윈터보가 판매됐다. 사진 속 19인치 휠을 고려하면 2.5 터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외장 부품을 함께 변경했을 수 있어 단정하긴 어렵다.
터커스의 차량 도입 시점은 2024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지 매체 벨러린 타임스는 그해 10월 터커스의 차량을 “새로운 흰색 제네시스 왜건”이라고 소개했다. 인보케어 계열의 화이트 레이디가 과거 실제 GV80 기반 운구차를 운용한 사례도 있어, 터커스 홈페이지의 GV80 표기는 이전 차량 설명이 남은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
차체를 대폭 연장하는 작업은 단순한 외장 개조와 다르다. 구조 강성과 제동 성능, 축중, 에어백과 차체자세제어장치 등의 안전성을 다시 검증해야 한다. 빅토리아주에서는 이처럼 구조와 안전장치에 영향을 주는 개조 차량에 대해 기술자의 VASS 승인과 검사를 요구한다.
고급 운구차 시장은 오랫동안 캐딜락과 링컨,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브랜드가 차지해 왔다. 호주의 장례기업이 제네시스를 골라 대규모 개조비까지 투입했다는 사실은 GV70가 현지에서 의전용 고급차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에서 태어난 중형 SUV가 지구 반대편에서 생애 마지막 길을 함께하는 리무진으로 변신한 셈이다.
이우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