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나무 못 본 FSD"... 테슬라, HW3에 V14는 무리였나

[오토트리뷴=이우진 기자] 도로를 가로막은 통나무를 인식하지 못한 테슬라가 충돌했다.
문제의 차량은 구형 HW3에 맞춰 연산량을 줄인 FSD V14 라이트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건의 사용자 사례가 곧 시스템 전체의 결함을 뜻하지는 않지만, 최신 소프트웨어를 구형 하드웨어에 얹는 전략의 한계를 묻기에는 충분한 상황이었다.
사고는 확인됐지만 원인은 아직
운전자는 폭풍우 속 자율주행 중 도로 위에 쓰러진 통나무와 충돌했고, 이후 비슷한 조건에서 여러 차례 재현을 시도했지만 차량이 장애물을 끝내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차량은 테슬라의 3세대 자율주행 컴퓨터와 구형 카메라를 사용하는 HW3 사양이었다.
그러나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카메라 해상도, 연산 성능, 학습 데이터, 악천후, 통나무의 색과 방향 가운데 무엇이 결정적 원인이었는지 가려낼 수 없다.
동일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HW4 차량과 정상 기상 조건을 함께 비교한 시험도 없다. 따라서 ‘HW3라서 사고가 났다’는 결론은 아직 추정에 가깝다.
문제는 기능이 아니라 검증 범위
FSD V14 라이트는 HW4를 중심으로 개발한 최신 소프트웨어를 HW3에서도 구동할 수 있도록 간소화한 버전이다.
문제는 기능 목록이 비슷해 보여도 카메라가 보는 정보의 양과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속도가 같지 않다는 점이다. 같은 이름의 소프트웨어라도 차량 하드웨어에 따라 실제 인지 성능과 여유 연산 능력은 달라질 수 있다.
테슬라 공식 안내 역시 FSD의 기능과 이용 가능 범위가 차량 구성,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버전, 지역과 연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명시한다. 구형 차량 지원은 기존 고객에게 반가운 일이나, 지원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조건에서 성능이 제한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감독형이라는 면책과 제품 검증은 다른 문제
현재 FSD는 이름과 달리 완전자율주행이 아니다. 테슬라는 운전자가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즉시 개입해야 하는 감독형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사고 회피의 최종 책임이 운전자에게 있다는 뜻이며, 이번 사례에서도 전방 주시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시스템이 명백한 정적 장애물을 반복적으로 놓쳤다는 문제까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운전자 감독 의무와 제조사의 안전성 검증 책임은 동시에 존재한다.
사이버캡처럼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차량으로 넘어가려면, 드문 물체와 악천후에서의 실패를 수집하고 하드웨어 세대별 한계를 공개하는 절차가 먼저다.
이번 사고가 남긴 문제의 본질은 ‘누가 잘못했나’보다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하는가’가 아닐까.
이우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