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 업계/브랜드 2026.09.04 13:08

"504km 넘겼는데 안심은 이르다"... GV90, 진짜 무거운 숫자는?

[오토트리뷴=이장훈 기자] 500km만 넘으면 대형 전기 SUV의 불안이 사라질 것 같았다. 제네시스 GV90은 실제로 그 선을 넘어섰다. 재인증을 거친 22인치 휠 6·7인승 모델의 1회 충전 복합 주행거리는 504km다. 기존 481km보다 23km 늘었고, 도심에서는 529km까지 올라간다. 숫자만 보면 안심할 만하지만 이 차의 성격을 바꾸는 더 묵직한 수치는 따로 있다. 제네시스 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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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90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오토트리뷴=이장훈 기자] 500km만 넘으면 대형 전기 SUV의 불안이 사라질 것 같았다. 제네시스 GV90은 실제로 그 선을 넘어섰다. 재인증을 거친 22인치 휠 6·7인승 모델의 1회 충전 복합 주행거리는 504km다. 기존 481km보다 23km 늘었고, 도심에서는 529km까지 올라간다. 숫자만 보면 안심할 만하지만 이 차의 성격을 바꾸는 더 묵직한 수치는 따로 있다.

제네시스 GV90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제네시스 GV90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GV90은 123.5kWh 고전압 배터리를 품는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가운데 가장 큰 용량이며, 350kW급 충전기를 이용하면 배터리 10%에서 80%까지 약 22분을 목표로 한다. 큰 배터리와 빠른 충전이 500km 장벽을 밀어냈다. 장거리 이동이 잦은 플래그십 고객에게 주행거리와 충전시간을 동시에 제시했다는 점은 분명한 성과다.

휠 하나가 23km를 되가져간다

하지만 24인치 휠 6인승 모델의 복합 주행거리는 481km로 남았다. 도심 503km, 고속도로 453km다. 같은 GV90이라도 시각적 존재감을 키우는 순간 500km라는 상징이 사라진다. 대형 휠과 타이어는 승차감과 교체비에도 영향을 준다. 최고급 SUV에서 디자인 옵션 하나가 주행거리와 유지비를 동시에 건드리는 셈이다.

GV90 네오룬 /사진=제네시스
GV90 네오룬 /사진=제네시스

대용량 배터리도 충전소에 꽂는 순간 체감이 달라진다. 10~80% 구간만 채워도 약 86kWh에 해당한다. 초급속 충전기의 높은 출력을 충분히 받는 시간은 배터리 온도와 충전기 상태에 따라 달라지고, 가정이나 호텔의 완속 충전에서는 큰 배터리만큼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22분이라는 최고 조건과 일상의 충전 환경 사이에는 상당한 간격이 생길 수 있다.

GV90 네오룬 /사진=제네시스
GV90 네오룬 /사진=제네시스

진짜 무거운 숫자는 3,060kg

제목 속 답은 공차중량이다. 인증 자료에 표시된 GV90은 사양에 따라 3,030ㅏㅎ에서 3,060kg에 이른다. 사람과 짐을 싣기 전 이미 3톤을 넘는다. 이 무게는 가속 성능보다 제동과 타이어, 좁은 주차장, 기계식 주차설비 이용 가능 여부에서 먼저 존재감을 드러낸다. 차체를 세우고 방향을 바꿀 때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후륜 조향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무게를 감추느냐도 상품성의 핵심이 된다.

GV90 /사진=제네시스
GV90 /사진=제네시스

여기에 성인 여섯 명과 짐을 더하면 실제 이동 질량은 3.5톤에 가까워질 수 있다. 넉넉한 출력이 직선 가속을 가려도 급제동과 연속 코너에서는 물리적인 크기가 사라지지 않는다. 플래그십다운 편안함과 운전자가 느낄 부담이 같은 숫자에서 시작되는 셈이다. 배터리가 채워준 안심을 차의 무게가 다시 시험한다. 숫자의 크기보다 이를 감추는 완성도가 더 중요해졌다.

3톤을 지우는 승차감이 관건

타이어도 가볍게 볼 수 없다. 22인치와 24인치 규격은 한 대분 교체비부터 차이가 나고, 3톤의 하중은 마모와 공기압 관리에 더 민감하게 작용한다. GV90의 고급감은 실내에서 시작되지만 유지비의 첫 체감은 네 바퀴에서 올 가능성이 크다.

GV90 네오룬 /사진=제네시스
GV90 네오룬 /사진=제네시스

무게가 모두 약점인 것은 아니다. 큰 배터리와 차음 설계, 3,245mm 축간거리, 라운지형 2열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대가이기도 하다. 컴포트 파티션과 에어 서스펜션이 노리는 정숙성도 가벼운 차와는 다른 영역이다.

다만 504km만 보고 전기차의 계산이 끝났다고 생각했다면, 3,060kg은 다시 질문을 꺼낸다. GV90의 진짜 반전은 멀리 가는 능력이 아니라 그 거대한 무게를 탑승자가 얼마나 잊게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이장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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