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 28.8% 줄었는데... 전기차 31.7% 더 팔린 유럽, 무엇이 달랐나

[오토트리뷴=한민구 기자]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지역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판매가 줄었지만, 유럽과 신흥국에서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각국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 변화가 구매 수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전차 판매량은 885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합산한 수치다.
파워트레인별 엇갈린 성적
순수전기차는 629만 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10.0% 늘었다. 전체 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7%로 1.9%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PHEV는 12.0% 감소한 256만 대에 그쳤다. 중국의 보조금 요건 강화와 미국의 구매 인센티브 종료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일반 하이브리드차(HEV)까지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량은 1,521만 대로 5.1% 증가했다. 전체 신차 시장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35.6%였다.
보조금에 갈린 수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458만 대로 14.1% 줄었다. 소비 심리 위축에 더해 올해부터 신에너지차(NEV) 구매세 감면율이 100%에서 50%로 낮아지고, 보조금 기준도 강화된 영향이다. 미국 역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구매 인센티브가 종료되면서 판매량이 28.8% 감소한 55만 대에 머물렀다.
유럽은 반대였다. 전기차 판매량이 235만 대로 31.7% 늘었다. 탄소배출 규제 대응을 위한 보급형 모델 출시와 함께 주요국의 구매 지원이 수요를 뒷받침했다. 개인 보조금과 저소득층 대상 지원, 사회적 리스에 더해 법인 세제 혜택도 판매 확대에 힘을 보탰다.
한국도 두 배 성장
한국과 일본도 판매가 늘었다. 한국은 보조금 조기 집행과 노후차 전환지원금, 일본은 보조금 지급액 상향 등이 보급형 신차 출시와 맞물렸다.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각각 104%, 62%였다.
인도·태국·브라질 등 신흥국 판매량은 108만 대로 85.3% 증가했다. 각국의 자동차 산업 육성 정책에 따른 현지 생산 확대와 중국계 기업의 수출·현지 진출이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중국차, 해외로 확대
중국 내 판매 감소에도 중국계 브랜드는 해외에서 영향력을 키웠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상위 10개 그룹에는 BYD·지리·SAIC·체리·립모터·창안 등 중국계 6개사가 포함됐다. 이들이 상위 10개 그룹의 합산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어섰다.
유럽에서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에도 중국계 브랜드 판매량이 90.6% 증가한 53만 2,000대를 기록했다. 보고서에 제시된 시장점유율은 15.6%에서 22.3%로 높아졌다. 특히 중국계 PHEV는 25만 대가 팔려 118% 증가했다.
신흥국에서도 중국계 브랜드 판매량은 60만 대로 103.8% 늘었다. 수출 확대와 현지 생산거점 가동에 힘입어 해당 시장의 56%를 차지했다.
보급형·생산 기반 과제
KAMA는 지역별 정책 변화와 중국계 기업의 해외 진출이 글로벌 전기차 경쟁을 재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대진 회장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고효율·보급형 전기차 라인업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할 정책적 지원과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인센티브 확대를 강조했다.
한민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