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차도 안 보여주고 6775만 원부터"... 테슬라 로드스터, 9년 기다림 또 팔리나?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테슬라가 2세대 로드스터의 예약 접수를 다시 시작했다. 미국 기준 예약금은 5만 달러다. 9월 25일 환율 1달러당 1,355원을 적용하면 약 6,775만 원으로, 양산형 차량이 공개되기도 전에 국산 중형 세단 한 대 값을 먼저 맡겨야 한다.
로드스터는 2017년 처음 공개됐고 당시 2020년 고객 인도를 예고했다. 하지만 출시가 반복해서 미뤄졌고, 최종 가격과 생산 일정도 여전히 공개되지 않았다. 테슬라는 오는 10월 1일 미국 텍사스주 맥그리거 스페이스X 시설에서 최종형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10일 안에 6098만 원, 왜?
예약 방식은 두 단계다. 먼저 신용카드로 5,000달러(약 678만 원)를 결제한 뒤 10일 안에 나머지 4만5,000달러(약 6,098만 원)를 송금해야 한다. 총액 5만 달러를 내야 예약 순번이 확정된다. 완성차 가격이 아니라 주문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금액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
더 큰 문제는 고객이 지금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데 있다. 테슬라 공식 사이트는 예약 버튼과 함께 기존 목표 성능을 제시하지만, 새 양산형의 최종 사양과 판매 가격, 인도 시작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2017년 당시 약속한 수치와 2026년형 양산차가 얼마나 달라질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인도 약속은 무려 6년 지연
테슬라는 최초 공개 당시 정지 상태에서 시속 96km까지 1.9초, 최고속도 시속 402km, 1회 충전 주행거리 998km를 목표로 제시했다. 당시에는 전기차 시장을 압도할 수치였지만, 약속했던 2020년 인도는 이뤄지지 않았다.
공개 후 9년이 지난 현재 중국 전기 세단과 SUV도 1,500마력 이상을 내세우는 만큼 숫자만으로는 같은 충격을 만들기 어렵다.
오랜 지연은 예약금의 의미도 바꿨다. 2017년에는 미래 기술에 대한 선결제로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은 실제 생산 가능성과 일정의 신뢰를 먼저 따져야 하는 단계다. 테슬라가 예약 창구를 다시 연 사실만으로 생산 준비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핵심 승부수는 냉가스 추진기
최근 공개된 티저에서는 차폭을 가로지르는 2개의 LED 라이트바와 대형 디퓨저가 확인된다. 일론 머스크가 예고해 온 냉가스 추진기도 차체 뒤쪽에 4개가 배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이 장치가 가속, 제동, 자세 제어 가운데 어떤 기능에 쓰이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로드스터는 더 이상 압도적인 수치만으로 시장을 놀라게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6,775만 원의 예약금을 다시 받으려면 테슬라는 10월 1일 공개 행사에서 최종 가격과 생산 일정, 실제 주행 성능을 함께 제시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양봉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