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 신차/출시 2026.11.04 11:00

“중고차도 안 팔린다”... 수출 52% 급감, 차값 내려도 매물 쌓이는 이유는?

현대차 인증중고차 /사진=양봉수 기자 [오토트리뷴=이장훈 기자] 중고차 가격이 떨어져도 매매단지에는 차가 쌓이고 있다. 신차보다 저렴한 가격을 기대했던 소비자는 높은 할부 금리에 발길을 돌리고, 판매업체는 재고를 떠안은 채 이자를 부담한다. 여기에 해외로 차를 내보내던 수출길까지 좁아지면서 중고차 시장의 돈줄이 양쪽에서 막히고 있다. 수원의 한 대형 중고차 매매단지에 보관된 차량은 지난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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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증중고차 /사진=양봉수 기자
현대차 인증중고차 /사진=양봉수 기자
현대차 인증중고차 /사진=양봉수 기자

[오토트리뷴=이장훈 기자] 중고차 가격이 떨어져도 매매단지에는 차가 쌓이고 있다. 신차보다 저렴한 가격을 기대했던 소비자는 높은 할부 금리에 발길을 돌리고, 판매업체는 재고를 떠안은 채 이자를 부담한다. 여기에 해외로 차를 내보내던 수출길까지 좁아지면서 중고차 시장의 돈줄이 양쪽에서 막히고 있다.

수원의 한 대형 중고차 매매단지에 보관된 차량은 지난해보다 5천 대 넘게 늘었다. 올해 10월 중고차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2% 감소했다. 국내에서 구매자를 찾기 어려워진 가운데 해외 판로까지 좁아졌다. 가격을 낮춰 재고를 처분하려 해도 소비자가 감당해야 할 금융비용은 여전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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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값보다 무서운 할부 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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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매매 현장에서 제시된 할부 금리 사례를 보면 신용등급이 높은 구매자도 연 7.9%부터 출발한다. 신용도가 낮으면 연 16~20%의 금리를 부담하는 사례도 있다. 차량 가격이 같아도 신용도에 따라 실제 지출은 크게 달라진다. 매물 가격만 보고 매장을 찾았다가 월 납입액을 확인하면 구매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포르쉐 인증 중고차 센터 대구 /사진=포르쉐코리아
포르쉐 인증 중고차 센터 대구 /사진=포르쉐코리아

오토트리뷴이 차량 구매자금 2천만 원을 36개월 원리금균등 방식으로 빌리는 조건으로 계산한 결과, 연 7.9%의 월 납입액은 약 62만6천 원이었다. 연 20%에서는 약 74만3천 원으로 늘어났다. 별도 수수료를 제외한 총이자도 약 253만 원에서 676만 원으로, 약 423만 원 차이가 났다.

같은 차를 사더라도 적용 금리에 따라 수백만 원을 더 지출하는 셈이다. 차값이 조금 내려간 것만으로는 높은 이자 부담을 상쇄하기 어렵다. 구매 예산이 빠듯할수록 가격표보다 매달 빠져나가는 금액이 더 큰 장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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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하락만으로는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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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카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시세 분석에서도 약세가 확인된다. 10월 국산 중고차 평균 시세는 전월보다 1.1%, 수입차는 1.7% 하락했다. 9월 하락률인 각각 0.5%, 0.9%보다 낙폭이 커졌다. 연식이 오래되거나 주행거리가 많은 차량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현대 아반떼 CN7 /사진=오토트리뷴 DB
현대 아반떼 CN7 /사진=오토트리뷴 DB

반면 아반떼 CN7의 시세는 같은 기간 2.5% 올랐다. 시장 전체의 평균 가격은 내려가지만, 상대적으로 구매 부담이 작은 실용차에는 수요가 남아 있는 것이다. 이를 보면 중고차 수요가 모든 차급에서 똑같이 위축됐다기보다,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와 유지비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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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마저 절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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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가 부진할 때 재고를 소화하던 해외 시장도 흔들렸다. 중동전쟁에 따른 수출 차질에 해상운임 부담까지 겹쳤다. 국내에서 판매가 더딘 차량을 해외로 내보내는 데에도 비용과 시간이 더 들면, 업체가 재고를 줄일 선택지는 적어질 수밖에 없다.

매매업체 역시 대출로 차량을 매입한다. 차가 팔리기 전까지 매입자금은 재고에 묶이고 이자는 계속 발생한다. 판매가 늦어질수록 비용은 늘지만, 그 비용을 판매가격에 얹으면 구매자를 찾기는 더 어려워진다. 소비자의 고금리 부담이 판매업체의 재고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메르세데스-벤츠 인증 중고차로 판매되는 신차급 AMG E53 4M(사진=양봉수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인증 중고차 /사진=오토트리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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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진 가격표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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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금의 중고차 부진은 가격표만 낮춘다고 풀리기 어렵다. 소비자는 차를 살 때 드는 돈에 더해 이자와 유지비까지 감당해야 하고, 업체는 판매가 이뤄져야 매입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시세 하락과 거래 회복이 곧바로 같은 뜻이 되지 않는 이유다.

차량 교체를 앞둔 소비자도 매물 가격과 할부 조건을 함께 비교해야 한다. 기존 차량을 팔 계획이라면 예상 매각대금과 새로 빌릴 금액까지 계산해야 실제 교체 비용이 나온다. 중고차가 얼마나 싸졌는지보다, 내 차를 팔고 다음 차를 사는 데 최종적으로 얼마가 드는지가 판단 기준이다.

이장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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