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내 차가 오지 않는다"... 테슬라, 로드스터 공개 일정 '또' 연기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테슬라 차세대 로드스터의 출시 일정이 또다시 연기되며 수년째 대기 중인 예약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해 11월 주주총회에서 당초 4월 1일 로드스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5월 말~6월 초로 일정을 조정했으나 최근 8월 이후로 재차 연기가 결정됐다.
2017년 프로토타입 첫 공개 당시 2020년 양산을 목표로 내세웠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6년 넘게 지연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예약자들의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기본 모델 예약금만 5만 달러(약 6,800만 원)에 달하고, 한정판 파운더스 시리즈는 25만 달러(약 3억 4,000만 원)를 선납해야 한다.
현재 국내 예약도 가능하다. 로드스터 예약은 다른 테슬라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진행된다. 1차 예약금은 560만 원이다. 이후 10일 이내 2차로 5천만 원을 계좌이체 해야 한다. 사전 예약부터 5,560만 원을 납부해야 예약이 가능하다.
특히 해외에서는 거액을 먼저 내고 수년을 기다려온 예약자들 사이에서 환불 요청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오픈AI CEO 샘 올트먼도 "7년 반은 기다리기 너무 긴 시간"이라며 공개적으로 환불을 요청해 화제가 됐다.
단순한 조롱을 넘어 수천 명에 달하는 예약자들의 누적된 피로감을 대변하는 발언으로 해석되며 누리꾼들의 공감을 샀다.
테슬라 측은 구체적인 지연 사유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로드스터 프로젝트를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테슬라는 로보택시와 옵티머스로 대표되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 인공지능 사업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로드스터는 테슬라의 순수 자동차 제조 기술력을 증명하는 상징적인 모델로서의 가치가 크다.
브랜드 플래그십으로서 로드스터의 존재 자체가 테슬라가 여전히 세계 최고의 전기차 제조사임을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 시장은 테슬라가 지연을 거듭하는 사이 빠르게 성장했다. 포르쉐 타이칸은 이미 시장에 안착해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으며, 크로아티아 전기차 브랜드 리막의 네베라는 제로백 1.97초의 압도적인 성능으로 하이퍼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까지 가세했다. 결국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 시장은 해를 거듭할 수록 더 커지고 있다.
로드스터가 처음 공개됐던 2017년 당시만 해도 경쟁 상대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출시가 늦어지는 동안 시장 환경이 크게 달라진 셈이다. 로드스터가 실제 출시됐을 때 여전히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오는 8월 이후 열릴 예정인 로드스터 공개 시연회는 텍사스주에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이 자리에서 로드스터 여러 버전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테슬라 수석 디자이너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은 최근 유럽 행사에서 "몇 주 안에 로드스터 관련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시연 일정에 대한 테슬라 측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한편, 2세대 로드스터의 공식 목표 성능은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 시간 1.9초, 최고 속도 시속 400km 이상, 1회 충전 주행거리 약 1,000km다. 1,000마력 이상의 모터 3개와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춘 4인승으로 설계됐다.
김예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