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67cm 이하는 사실상"... 보행자 사망 주범 급증, 진짜 문제는 돈 때문?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미국에서 픽업트럭과 SUV의 보닛 높이가 계속 높아지면서 보행자 사망사고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신형 픽업트럭의 평균 보닛 높이가 키 167cm 이하인 사람을 정면으로 가격하는 수준에 달해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 결과는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뉴욕타임스가 연방 사고 기록과 차량 제원 데이터, 충돌 실험 결과를 교차 분석한 결과, 픽업트럭과 SUV의 대형화가 매년 보행자 사망자를 200~400명 추가로 늘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2016년부터 2024년 사이에만 보닛 높이 상승과 직접 연관된 보행자 사망이 약 3,000명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주차장이나 사유지 사고는 연방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되지 않아 실제 수치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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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트럭의 높은 보닛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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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핵심은 물리학이다. 일반 세단의 보닛 높이는 지면에서 75cm 안팎인 반면, 현재 판매되는 픽업트럭은 평균 115cm에 달한다. 세단에 치이면 사람이 보닛 위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충격이 분산되지만, 픽업트럭은 무게중심 위를 가격해 피해자를 그대로 아스팔트로 내리꽂는다.
충돌 테스트 전문업체 포렌식 록의 숀 해링턴은 "저속에서도 처참한 사고가 발생한다. 보행자가 앞으로 튕겨 나가고, 운전자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이미 머리가 바퀴 밑에 깔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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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지대도 20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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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닛만 문제가 아니다. 2009년 미국 안전 규정이 차량 전복 시 루프 강도를 차중의 3배로 강화하면서,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가 A필러를 두껍게 보강했다. 탑승자 보호에는 유리했지만 운전자의 전방 사각지대가 대폭 넓어지는 부작용이 생겼다.
분석 결과 쉐보레 실버라도의 사각지대는 20년 전 대비 거의 두 배로 늘었고, GMC 시에라와 토요타 타코마는 약 60%가 증가했다. 포드 F-150이 약 25% 증가로 그나마 가장 양호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자동긴급제동, 후방 카메라, 보행자 감지 시스템 등 첨단 기술로 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연구진은 전자 장비가 완벽하지 않으며 직접 시야 확보가 여전히 핵심이라고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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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계속 크게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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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가 픽업트럭을 계속 키우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풀사이즈 픽업트럭의 평균 판매가는 약 7만 달러(약 9,700만 원)로 세단의 두 배에 달하면서도 제조 원가 차이는 크지 않다.
포드는 승용차 판매가 2017년 100만 대 이상에서 2022년 10만 대 이하로 급감했을다. 그런데 픽업트럭이 사실상 회사 전체 수익을 떠받치는 구조다.
미국 내 보행자 사망은 2009년을 기점으로 반등해 현재까지 75%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다른 선진국에서는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 스마트폰 탓이라는 설명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연구진과 안전 전문가들은 데이터가 해마다 같은 결론을 가리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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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위협적인 대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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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세단보다 SUV 인기가 압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대 팰리세이드와 기아 카니발은 국내 SUV·미니밴 시장에서 수년째 판매량 상위권을 다투는 모델이다. 두 차량의 보닛 높이는 각각 약 90cm, 85cm로 미국 픽업트럭보다는 낮지만 일반 세단(60~70cm)보다 확연히 높다.
국내 교통안전공단 자료에서도 SUV가 관여된 보행자 사고의 치사율은 세단 대비 높게 나타난다. 차가 클수록 팔린다는 시장 논리가 한국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양봉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