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만 갈면 고장이 안나"... 폐차 오너 80%가 '20만km' 넘긴 이 차는?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수입차는 보증 기간이 끝나면 고장 수리비 부담이 커지고 쉽게 폐차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세간의 통념을 정면으로 뒤집는 데이터가 공개되어 화제다.
국내에서 운행을 마치고 폐차된 차량 47만여 대를 전수조사한 결과 한국 땅에서 가장 오래도록 질기게 생명을 유지하며 장거리를 달린 차는 다름 아닌 렉서스 브랜드의 SUV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와 등록 자동차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CL M&S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들은 2000년 이후 최초 등록된 국산 및 수입 승용차 중 2025년 자진 말소되거나 폐차된 47만여 대의 누적 데이터를 추적해 차급과 연료, 보디타입, 원산지별로 세분화한 생애 주행거리 20만km 초과 비율을 비교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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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SUV는 왜 이렇게 질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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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대상 전체 브랜드와 차량 특성 조합을 통틀어 가장 높은 생존율을 기록한 차종은 렉서스 SUV였다. 폐차된 차량 5대 중 무려 4대에 달하는 79.8%가 생애 주행거리 20만km를 거뜬히 돌파한 뒤에야 은퇴를 맞이한 것이다.
그 뒤를 이어 아우디(71.1%)와 볼보(70.1%)가 각각 2위와 3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SUV 내구성 부문 최상위권을 휩쓸었다.
업계에서는 렉서스 SUV의 뛰어난 내구 성능의 배경으로 브랜드의 상징이자 최장수 베스트셀러 모델인 RX 시리즈의 탁월한 내구 품질을 꼽는다. 오너들 사이에서 "오일만 갈아주면 고장이 나지 않는 차"로 통하던 명성이 실제 폐차 데이터라는 명확한 증거로 입증된 셈이다.
흥미롭게도 일반 세단 부문에서도 1위 왕좌는 렉서스가 차지했다. 2위 BMW에 이어 3위에는 국산 브랜드로 유일하게 KGM이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SUV 전문 제조사인 KGM의 세단이 순위권에 진입한 배경에는 과거 국산 프리미엄 의전차의 대명사였던 체어맨의 롱런 비결이 숨어 있다.
체어맨은 전담 기사를 두고 전담 서비스 네트워크를 통해 정기적이고 세심한 유지·관리를 받아온 덕분에 주행 수명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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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대형·경유차, 주행 내구성 1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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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브랜드들의 강력한 공세 속에서도 국산차 고유의 실용성과 하체 내구성으로 자존심을 굳건히 지켜낸 모델들도 눈에 띄었다.
가장 혹독한 하중을 견뎌내야 하는 대형 차급에서는 기아(76.2%)가 4대 중 3대꼴로 20만km 벽을 넘어서며 당당히 1위에 올랐다. 강력한 V6 디젤 엔진과 탄탄한 프레임 바디를 조합한 플래그십 오프로더 모하비의 우수한 골격 설계가 장수 비결로 꼽히며 뒤이어 폭스바겐(72.6%)과 현대차(71.5%)가 준수한 성적으로 뒤를 따랐다.
가장 치열한 격전지인 준대형 차급에서는 볼보(70.8%)가 최고 주행 비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기아(68.5%)와 현대차(66.6%)가 아주 미세한 차이로 2위와 3위를 나란히 기록하며 국산 준대형 패밀리카 라인업 역시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 못지않은 우수한 장기 성능 보존력을 입증했다.
연료 타입별로 살펴보면 엔진 고유의 관리 편의성과 시장 수요에 따라 왕좌의 주인이 다채롭게 갈렸다. 가솔린(62.2%)과 하이브리드(60.7%) 부문에서는 렉서스가 2관왕을 차지하며 품질 패권을 굳건히 다졌다.
그러나 장거리 출퇴근 및 장거리 물류를 책임지는 디젤 부문에서는 기아(67.4%)가, 법인 비즈니스와 택시 업계의 가혹한 환경을 지탱하는 LPG 부문에서는 현대차(75.2%)가 압도적인 주행 거리로 1위에 등극해 국산 파워트레인의 실전 내구성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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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km 넘은 중고차, 진짜 사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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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매장을 찾은 예비 구매자들이 계기판에 찍힌 10만km 이상의 누적 숫자를 마주할 때 느끼는 정비 두려움은 이번 전수조사 결과를 통해 한층 가라앉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통계를 종합하면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세단, SUV 등 총 11개 평가 범주 중 무려 5개 부문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하며 세계 정상급 내구성 브랜드라는 영예를 확고히 했다.
국산 명가인 현대차 역시 LPG 부문 1위를 포함해 7개 부문에서 톱3에 랭크되며 보편적인 완성도와 부품 신뢰도를 입증했고 기아 또한 대형차와 디젤 영역에서 1위를 차지해 장거리 패밀리카 시장의 강자임을 증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을 오래 타는 비율과 누적 마일리지는 기계적 설계 우수성뿐만 아니라 오너의 체계적인 유지·관리 성향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연식의 렉서스나 현대·기아의 주요 장수 모델들은 이전 차주의 확실한 정비 이력만 보장된다면 누적 거리가 많더라도 가성비 좋게 접근할 수 있는 선택지"라고 밝혔다.
김예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