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 신차/출시 2026.07.18 18:00

"캐스퍼보다 싸고 더 크다"... 4개월 만에 국내 전기차 시장 흔든 SUV 정체는?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6월 등록자료를 보면 눈에 띄는 숫자가 하나 있다. BYD 돌핀(DOLPHIN)의 6월 등록대수, 2,828대다. 5월까지만 해도 TOP10 밖이었던 모델이 한 달 만에 브랜드 전체 판매(4,652대)의 절반 이상을 혼자 끌어올렸다. 돌핀 /사진=BYD 상반기 누적으로는 4,511대. 지난해 9월부터 BYD의 주력이었던 씨라이언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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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핀 /사진=BYD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6월 등록자료를 보면 눈에 띄는 숫자가 하나 있다. BYD 돌핀(DOLPHIN)의 6월 등록대수, 2,828대다. 5월까지만 해도 TOP10 밖이었던 모델이 한 달 만에 브랜드 전체 판매(4,652대)의 절반 이상을 혼자 끌어올렸다.

돌핀 /사진=BYD
돌핀 /사진=BYD

상반기 누적으로는 4,511대. 지난해 9월부터 BYD의 주력이었던 씨라이언7(4,477대)을 근소하게 앞지르며 출시 4개월 만에 브랜드 간판 자리를 바꿔치기했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아토3(1,781대)나 씰(906대)과는 격차가 크다. 좋은 차로 평가받아온 아토3는 왜 못 했는데, 돌핀은 됐을까.

BYD 돌핀 /사진=BYD
BYD 돌핀 /사진=BYD


4개월 만에 간판을 바꿨다

돌핀은 지난 2월 5일 국내에 정식 공개돼 2월 11일부터 전국 전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첫 달 판매는 75대에 그쳤지만 3월 652대, 4월 800대로 빠르게 몸집을 키웠고 6월엔 2,828대까지 뛰었다. BYD코리아 전체로 봐도 흐름은 뚜렷하다.

BYD 돌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제작=오토트리뷴
BYD 돌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제작=오토트리뷴

6월 브랜드 등록대수는 4,652대로 전월 대비 350.8% 늘며 테슬라·BMW·벤츠에 이어 수입차 브랜드 4위에 올랐다. 상반기 누적은 11,675대로, 지난해 국내 진출 후 9개월간 팔았던 6,097대의 약 2배 수준까지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이 677대였던 걸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월평균은 1,946대로 약 3배 뛰었다.

2천만 원대 전기 SUV 돌핀 /사진=BYD
2천만 원대 전기 SUV 돌핀 /사진=BYD


가격표 한 장으로 끝낸 승부

돌핀의 무기는 단순하다. 기본형 2,450만원, 상위 트림 돌핀 액티브 2,920만원. 보조금 적용 전 기준으로, 초소형 전기차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하는 전기차다.

돌핀과 캐스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제작=오토트리뷴
돌핀과 캐스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제작=오토트리뷴

같은 급으로 묶이는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2,787만원)보다 337만원 싸고, 한 체급 위인 기아 EV3 스탠다드(3,995만원)보다는 1,545만원 저렴하다. 그런데 크기는 오히려 크다. 돌핀의 휠베이스는 2,700㎜로 경형 플랫폼을 쓰는 캐스퍼 일렉트릭(2,580㎜)보다 120㎜, EV3(2,680㎜)보다도 20㎜ 길다. 가격은 B세그먼트인데 실내는 C세그먼트급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배터리 못 관통 안전성 시험 (NCM vs. LFP 안전성 비교 시험) /영상=BYD

배터리는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LFP)를 얹었고, 액티브 트림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54㎞. 유로NCAP 충돌 안전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받았다는 점도 '싸구려 전기차'라는 선입견을 깨는 데 한몫했다.

구매층 데이터도 흥미롭다. BYD코리아에 따르면 개인 고객 비중이 압도적이고, 연령대는 40대 34.6%·50대 30.8%로 두 연령대가 전체의 65%를 차지한다. 성별로는 남성이 72%다. 법인이나 렌터카 물량으로 숫자를 채운 게 아니라, 중년층 실수요자가 직접 지갑을 열었다는 뜻이다.

아토 3 /사진=김동민 기자
아토 3 /사진=김동민 기자


아토3는 왜 안 됐나?

BYD코리아의 첫 모델이었던 아토3는 국내 진출 초기 '전기차 대중화의 문을 연 모델'로 평가받았다.

지금 판매되는 아토3는 2021~2022년 사이 설계된 초기 세대 사양으로, 국내에는 사실상 5년 가까이 된 모델이 들어온 것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SUV 형태의 볼륨감 있는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 취향과 맞지 않는다는 반응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BYD 돌핀과 아토 3,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제작=오토트리뷴
BYD 돌핀과 아토 3,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제작=오토트리뷴

반면 돌핀은 캐스퍼 일렉트릭·EV3와 정확히 같은 체급에서 "가격은 더 싸고 공간은 더 크다"는, 비교하기 쉬운 메시지로 승부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스펙표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기 쉬운 상품일수록 가성비 효과가 크게 체감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렇지만 아토3의 부진을 '모델 자체의 한계'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후속으로 개발 중인 신형 후륜구동 아토3는 최근 사전계약 3만대를 넘겼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는 국내 판매와는 다른 중국 내수 기준 수치이긴 하지만 BYD가 아토3 세대교체를 서두르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아토3의 반격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시작될 수 있다는 뜻이다.

BYD 돌핀 광고 /사진=BYD
BYD 돌핀 광고 /사진=BYD


시티팝에 올라탄 마케팅

스펙과 가격만으로 설명이 끝나지는 않는다. BYD코리아는 돌핀 출시에 맞춰 기존 자동차 광고 문법을 벗어난 디지털 필름 캠페인을 선보였다.

1980~90년대 도시 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시티팝' 음악과 애니메이션을 결합해, 주행거리·서라운드 뷰·실내 공간이라는 세 가지 소재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풀어낸 세 편의 영상이다. 성능이나 제원을 나열하는 대신 도시의 일상과 음악, 감성을 전면에 내세운 게 특징으로, 유튜브·인스타그램은 물론 메가박스 극장 광고로까지 확장됐다.

/영상=BYD

BYD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을 두고 "자동차 광고라기보다 하나의 콘텐츠로 즐길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소비자에게 상대적으로 생소한 중국 브랜드가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택한 '영리한 마케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딱딱한 기술 설명 대신 감성으로 먼저 접점을 만든 뒤, 가격표로 뒤통수를 치는 전략인 셈이다.

BYD Auto 남양주 전시장 /사진=BYD코리아
BYD Auto 남양주 전시장 /사진=BYD코리아


BYD에 남는 질문들

물론 낙관만 할 수는 없다. LFP 배터리의 국내 겨울철 실주행거리 방어력은 아직 본격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았고, 서비스센터·부품 수급 인프라가 판매 확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장기 소유 고객층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소비자 심리적 저항도 여전히 존재한다. 다만 지금까지의 흐름만 놓고 보면, 돌핀은 가격·공간·마케팅 세 박자를 동시에 맞춘 몇 안 되는 사례로 평가할 만하다. 국산 엔트리 전기차 시장이 앞으로 어떤 카드로 응수할지가 하반기 관전 포인트다.

양봉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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