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패밀리 SUV 인정하지만".. 1년 탄 중고 테슬라, 신차보다 3,600만원 비싸?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단종된 차가 신차보다 비싸지는 일이 벌어졌다. 테슬라 대형 SUV 모델 X 얘기다. 생산이 끝나면서 국내에 남은 매물이 더 이상 늘지 않게 되자, 중고 호가가 신차 가격을 밀어내고 위로 올라섰다.
중고차 플랫폼 엔카에 등록된 모델 X는 85대다. 이 중 2024년식 롱레인지 매물은 1억 7,000만원에 올라와 있다. 단종 직전 같은 트림 신차 가격은 1억 3,357만원이었다. 4만km를 넘게 탄 중고차가 신차보다 3,600만원 이상 비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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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가 신차보다 비싸다는 게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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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카 매물을 보면 2024년 6월식 롱레인지가 1억 7,000만원, 2024년 9월식 AWD가 1억 5,300만원에 걸려 있다. 주행거리는 각각 4만 1,246km와 2만 7,015km다.
모델 X 롱레인지 AWD 5인승의 신차 가격은 1억 3,357만원이었다. 계산이 맞지 않는다. 1년 이상 탄 차가 새 차보다 2,000만~3,600만원 비싸다.
내연기관차에서는 성립할 수 없는 구조다. 신차를 살 수 있으면 아무도 더 비싼 중고차를 사지 않는다. 지금은 살 수 있는 신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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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 승계 매물은 왜 1억 6,000만원을 넘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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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 승계 매물에서 숫자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2026년 4월식, 주행거리 5,532km짜리 모델 X AWD가 등록돼 있다. 사실상 신차다.
이 차를 넘겨받으려면 인수금 8,703만원을 판매자에게 지급하고, 이후 57개월 동안 매달 176만원씩 1억 32만원을 더 내야 한다. 만기에 반납하면 보증금 2,214만원을 돌려받는다. 엔카가 산출한 총비용은 1억 6,521만원이다.
신차 가격 1억 3,357만원과 비교하면 3,164만원이 더 든다. 5,000km밖에 타지 않은 차를 신차보다 3,000만원 넘게 주고 가져가는 셈이다. 앞서 본 일반 매물의 역전 폭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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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km를 탄 차량들, 왜 가격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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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매물은 더 이상하다. 2018~2019년식 75D와 100D, P100D는 주행거리가 9만~14만km에 이르는데도 5,590만~7,160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순서도 어긋나 있다. 12만 6,413km를 탄 100D가 6,290만원인데, 9만 964km를 탄 같은 트림은 6,299만원이다. 3만km 이상 덜 탔는데 9만원 더 비싸다. 매물 중 최고가인 7,160만원짜리 P100D는 주행거리가 14만 3,225km로 전체에서 가장 길다.
주행거리가 가격을 전혀 가르지 못하고 있다. 값을 나누는 건 트림뿐이다. 감가가 진행되다 멈춘 게 아니라, 내려갈 만큼 내려간 뒤 밑에서 받쳐주는 힘이 생겼다고 보는 편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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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가 방어는 결국 FSD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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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공급이다. 테슬라는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을 2026년 2분기에 종료했고, 7월 초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마지막 물량을 출고했다. 국내 85대는 앞으로 늘지 않는다.
둘째는 소프트웨어다. 테슬라코리아는 8월 10일부터 FSD(감독형) 판매 방식을 일시불에서 월 구독으로 바꾼다. 지금까지는 904만 3,000원을 내면 영구 사용 권한을 차량에 붙일 수 있었지만, 이후에는 월 15만원을 계속 내야 한다. 이미 일시불로 구매한 차량은 옵션이 그대로 유지된다.
즉 FSD가 일시불로 박혀 있는 모델 X는 8월 10일 이후 다시 만들어질 수 없는 조합이 된다. 신차 공급이 끊긴 상태에서 소프트웨어 권한까지 고정되면서, 남은 매물의 값이 위로 밀려 올라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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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남은 중고 매물 85대,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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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과 최신형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1억원 아래 구형 매물은 FSD 구동 자체가 어려워 정책 변경과 무관하다. 이쪽은 팔콘윙 도어와 7인승 구성이라는 대체재 부재가 값을 받치고 있다.
1억원 위 매물은 얘기가 다르다. FSD 일시불 포함 여부에 따라 값이 다시 갈린다. 구독으로 대신하면 월 15만원이 계속 나가므로, 5년 이상 보유할 계획이라면 일시불이 포함된 매물의 웃돈이 설명된다.
매물을 볼 때는 FSD가 영구 구매 상태인지 차량 화면과 앱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리스 승계 매물은 표기된 차량가격이 아니라 인수금과 잔여 리스료를 합한 실부담액을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
한편, 테슬라는 모델 S와 모델 X 생산라인을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양산 설비로 전환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두 모델의 후속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양봉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