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다 보조금 다 끊길 판"... 캐스퍼 EV, 30개월 대기에 소비자들 '발동동'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현대자동차의 보급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이하 캐스퍼 EV)의 기세가 무섭다. 하지만 폭발적인 수요를 공급이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계약 시, 출고까지 최대 2년 6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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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30개월 출고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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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신차 납기 정보에 따르면 캐스퍼 EV는 현대차 전 라인업 중 가장 긴 대기 기간을 기록했다. 지금 계약하더라도 차량을 인도받기까지 최소 23개월에서 최대 30개월이 소요된다. 사실상 지금 계약해도 2028년 하반기에나 차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대기 대란의 원인은 생산 거점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한정된 생산량에 있다. 공장은 풀가동 중이나 쏟아지는 주문량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또 내수 시장보다 해외 수출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현대차의 전략도 국내 소비자들의 기다림을 길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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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우선에 내수 소외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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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유럽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수출 물량을 먼저 챙기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수익성 확보를 위한 기업의 선택이다. 하지만 국내 예약자들은 자국 차량을 2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처했다.
대안으로 꼽히는 기아 레이 EV는 계약 후 출고까지 약 8개월이 소요된다. 캐스퍼 EV의 대기 기간이 4배 가까이 길어지면서 실망한 소비자들이 레이 EV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 현장 대리점에서도 계약 취소 후 경쟁 모델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기아 레이 EV 판매량은 880대로 전년동월대비 71.5%나 증가했고, 1월과 비교해도 556%가 급증했다. 물론 1월과 2월 판매량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보조금 영향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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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중에 보조금 혜택 증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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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전기차 보조금이다. 정부 보조금은 매년 축소되거나 지급 요건이 까다로워지는 추세다. 대기 기간이 30개월에 달하면 차량 출고 시점의 보조금이 수백만 원 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행 법규상 전기차 보조금은 차량 출고 및 등록 시점을 기준으로 지급된다. 지금의 혜택을 보고 계약하는 행위가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보조금 절벽 현상으로 인해 실제 구매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뛸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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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서는 이유는 오로지 상품성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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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소비자들이 줄을 서는 이유는 차급을 뛰어넘는 상품성 덕분으로 꼽힌다. 캐스퍼 EV는 기존 내연기관 모델보다 휠베이스를 180mm나 늘렸다. 경차 특유의 좁은 뒷좌석 문제를 해결해 넓은 레그2026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현대차룸과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주행 성능도 독보적이다. 1회 충전 주행거리 315km는 도심은 물론 교외 장거리 주행까지 충분히 소화한다. 야외에서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V2L 기능과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 고급 사양도 대거 탑재됐다. '작은 고급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기아 레이 EV 대비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한편, 캐스퍼 출고 지연 소식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국 사람이 한국 차를 제일 늦게 받는 게 말이 되냐", "30개월이면 기다리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먼저 나오겠다"는 비판이 가득하다.
양봉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