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트랙으로 시장 선점"... 현대차그룹, 싼타페·GV70 EREV 출격 예고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현대차그룹이 EREV를 두 갈래로 밀고 있다. 현대차는 싼타페, 제네시스는 GV70이다.
새 파워트레인을 도입할 때는 보통 한쪽에서 먼저 검증한 뒤 다른 브랜드로 넓힌다. 하이브리드도 그랬다. 그런데 EREV는 대중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비슷한 시기에 나온다.
두 차의 성격은 다르다. 싼타페는 중대형 SUV 수요가 큰 북미를 겨냥한 볼륨 모델이고, GV70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사이를 메우는 자리다. 같은 기술을 서로 다른 문제에 쓰는 셈이다.
시점도 맞물린다. 싼타페 EREV는 올해 말 양산에 들어가 2027년 판매를 목표로 한다. GV70 EREV 역시 올해 말 데뷔가 거론된다. 판매 개시만 놓고 보면 GV70이 앞설 가능성이 있다.
출시 시장에서 갈리는 지점도 있다. 싼타페 EREV는 북미가 먼저다. 반면 GV70 EREV는 북미와 유럽에 더해 한국을 우선 출시 시장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EREV를 실제로 먼저 만나게 되는 쪽이 제네시스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COO는 앞서 투자자 회의 후 브리핑에서 장거리 주행이 많은 미국 소비자에게 EREV가 특히 유용하다고 밝혔다. 출퇴근 위주로는 전기차로 충분하지만, 장거리 여행을 계획할 때 충전소 가동 여부에 대한 불안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EREV는 전기차에 발전기를 얹은 구조다. 바퀴를 굴리는 건 모터이고, 엔진은 배터리를 충전하는 역할만 한다. 주행 감각은 전기차에 가깝지만 배터리가 떨어져도 주유로 계속 달릴 수 있다. 충전 인프라에 묶이지 않으면서 전기차의 이점을 가져가는 구조다.
원가 측면의 계산도 깔려 있다. 배터리 용량을 순수 전기차보다 줄일 수 있어 차값 부담을 낮출 여지가 생긴다. 현대차가 EREV를 소형차가 아닌 대형차에 우선 적용하겠다고 한 것도 이 지점과 맞물린다. 대형차일수록 배터리 용량과 가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주행거리 목표는 두 차 모두 900km 안팎이다.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다. 다만 공식 인증 수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경쟁 구도는 이미 형성돼 있다. 중국에서는 리 오토와 세레스 아이토가 대형 SUV를 중심으로 EREV를 확산시켰고, BYD는 프리미엄 브랜드 양왕에서 EREV SUV를 판매 중이다. 닛산은 구조가 비슷한 직렬형 하이브리드 e-파워를 일본 시장에 안착시켰다. 현대차그룹의 진입은 늦은 편이다.
관건은 가격이다. 배터리는 줄지만 엔진과 발전 시스템이 새로 들어간다. 순수 전기차보다 확실히 싸지지 않는다면 EREV를 고를 이유가 약해진다. 두 차의 가격표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판단을 미룰 수밖에 없다.
김예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