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면세용 SUV 등장”... 4.45m 변신 패밀리카, 이제 6인승 가능?

[오토트리뷴=이장훈 기자] 가족을 태우던 차의 뒷부분이 열리며 픽업 적재함으로 바뀐다. 피아트가 10월 11일 파리모터쇼 전야 스텔란티스 ‘나이트 비포’ 행사에서 공개한 멀티플레이 콘셉트다. 전장 4.45m에 MPV의 공간 효율, SUV의 성격, 픽업의 다목적 활용성을 결합했다. C필러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메타모르포시’ 후방 모듈이 두 구성을 오가게 한다.
가족 구성은 6좌석과 별도의 가변 요소인 ‘펫센저 시트(Petsenger seat)’로 이뤄진다. 피아트가 제시한 ‘6+1’의 +1은 일반 승객 한 명을 위한 고정 좌석이 아니라 용도에 따라 바꾸는 모듈이다. 멀티플레이는 미래 이동생활의 해법을 시험하는 콘셉트로, 특정 양산 모델을 미리 보여주는 차는 아니다.
행사에서는 올리비에 프랑수아 스텔란티스 기업 전략 고문과 아르노 벨로니 피아트·아바스·란치아 CEO 겸 유럽 최고마케팅책임자가 국제 언론에 차를 소개했다. 출근과 등교, 운동과 야외활동을 오가며 하루 안에서도 달라지는 가족의 공간·적재 수요에 한 대의 차로 대응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픽업으로 바뀌는 뒷부분
메타모르포시는 후방 모듈을 전용 가이드를 따라 차체 길이 방향으로 밀어 밀폐된 가족차를 픽업으로 바꾸는 구조다. 가족 구성에서 탑승 공간으로 쓰던 뒷부분을 전환하면 4좌석과 개방형 적재함이 남는다. 자전거와 스포츠·야외활동 장비, 부피 큰 물건을 실을 공간을 필요할 때 확보하는 방식이다.
리어 스포일러도 역할을 바꾼다. 회전시키면 차체에 통합된 자전거 랙이 되며, 픽업 구성에서 자전거를 최대 두 대 운반할 수 있다. 별도의 외부 전용 액세서리 없이 하나의 부품에 공력과 운반 기능을 함께 담았다.
멀티플라의 공간 철학
멀티플레이는 작은 차체 안에 넓은 실내를 담았던 멀티플라의 공간 철학을 잇는다. 1956년 피아트 600 멀티플라는 길이 약 3.5m에 여섯 명을 태웠고, 1998년 멀티플라는 4m 미만 차체에 2열 6좌석을 배치했다. 새 콘셉트는 쓰임에 맞춰 구조를 바꾸는 방식으로 공간 활용을 확장했다.
탑승 공간과 편안함, 적재 능력을 따로 보지 않는 접근이다. 한 대가 여러 역할을 맡아 가족의 서로 다른 일상 활동을 지원하도록 구성했다.
아이와 반려동물 자리
펫센저 시트는 여섯 좌석에 다양한 용도를 더하는 모듈이다. 어린이용 카시트 장착부, 반려동물 전용 공간, 작은 테이블, 수납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여행의 목적과 탑승자에 맞춰 실내의 쓰임을 바꾸는 요소다.
반려동물을 위한 기능은 부품 안에 넣었다. 펫센저 시트 쿠션의 바깥쪽 일부를 분리하면 리드줄로 쓸 수 있고, 도어 수납공간에는 접이식 그릇을 보관한다. 수납 포켓과 탄성 밴드, 여러 용도를 맡는 부품으로 실내를 정리하도록 했다.
피아트는 후방 공간에 아이 최대 두 명이 앉고 필요하면 성인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아이가 자기 공간을 쓰면서도 부모의 시야와 손이 닿는 가까운 곳에 머무는 가족 구역이다. 기존 가족차에서 활용하기 어려웠던 뒷좌석 공간을 다시 구성하려는 시도다.
정차하면 라운지로
동승석은 주차 중 ‘선시트(Sunseat)’로 바꿔 쓴다. 뒤를 향한 휴식 자세에서 대시보드를 등받이로 활용해 파노라마 지붕 아래 긴 라운지 의자처럼 구성한다. 책을 읽거나 주변 풍경을 보며 쉬는 용도다.
넓은 유리 면적과 측창, 파노라마 지붕은 실내로 자연광을 들이고 개방감을 높인다. 차 안과 바깥 풍경을 연결해 휴식과 야외활동에 초점을 맞췄다.
수박색과 숨은 화면
색상은 이탈리아의 여름과 수박에서 영감을 얻었다. 밝은 녹색 차체는 껍질을, 붉은색과 분홍색 실내는 과육을 떠올리게 한다. 연분홍 바닥과 펫센저 시트에서 키즈 에어리어로 이어지는 픽셀 형태의 색상 변화에 청록색 계열을 섞었다.
대부분의 부드러운 부품에는 봉제선 없는 3D 니트 공법으로 만든 단일 소재 직물을 사용했다. 부드럽고 유연한 표면을 만들면서 제조 과정의 폐기물을 줄이려는 설계다. 아이와 반려동물 구역에는 일상 사용을 고려한 단일 소재 방수 마감을 적용했다.
수평으로 뻗은 대시보드는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지중해의 수평선을 모티프로 삼았다. 차체 색을 실내로 연결하는 피아트의 디자인 방식을 이어가며 화면을 대시보드 안에 통합했다. 차량 전원을 끄면 디스플레이가 보이지 않아 실내가 간결해진다. 디지털 기능을 디자인 안에 넣고 사람과 활동에 공간을 내주는 접근이다.
피아트는 차 여러 대나 별도 액세서리가 맡던 역할을 한 대로 수행하는 방법도 멀티플레이로 시험한다. 행사에서는 프랑수아가 벨로니에게 상징적으로 차 키를 건네 브랜드의 다음 장을 알렸다.
벨로니는 변화하는 가족의 필요에 맞춰 일상에서 유용한 차를 만들겠다는 방향을 설명하며, 공간과 다목적 활용성, 이탈리아 특성을 중심에 둔 미래 아이디어의 실험실이라고 멀티플레이를 소개했다.
이장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