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이 이겼는데 칭찬부터?”... 포드의 반격에 콜벳이 보인 뜻밖의 반응

[오토트리뷴=이장훈 기자] 포드가 뉘르부르크링에서 콜벳 ZR1X보다 8초 넘게 빠른 기록을 내놓았다. 그런데 콜벳 개발 책임자는 당장 같은 트랙으로 돌아가 맞불을 놓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기록을 빼앗기면 곧바로 재도전할 법한 경쟁에서, 콜벳은 다른 기준을 내세웠다.
미국 자동차 매체 더드라이브(The Drive)가 10월 14일 보도한 더드라이브캐스트(The Drivecast) 인터뷰에서 토니 로마 GM 콜벳·고성능차 수석 엔지니어는 그 배경을 설명했다. 콜벳 ZR1X는 5.5리터 트윈터보 V8 엔진과 앞축 전기모터, 사륜구동(eAWD)을 결합한 고성능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다.
8.440초의 역전
쉐보레가 2025년 7월 31일 발표한 ZR1X의 기록은 6분 49초 275였다. 운전대는 차량 동역학 엔지니어 드루 캐텔이 잡았다. 직접 차를 개발하고 조율한 엔지니어가 기록 주행까지 맡은 것이다.
포드는 올해 4월 17일 머스탱 GTD Competition의 6분 40초 835를 공개했다. 포드 레이싱·멀티매틱 소속 프로 드라이버 디르크 뮐러가 세운 기록으로, 두 공식 발표 수치를 비교하면 포드가 8.440초 앞선다.
왜 당장 돌아가지 않나
로마가 강조한 것은 차의 속도뿐 아니라 개발팀 전체의 역량이었다. 그는 더드라이브캐스트에서 자체 개발 드라이버와 엔지니어들이 함께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 앞선 뉘르부르크링 도전의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드의 대응도 자동차 팬으로서 높이 평가했다. 동시에 자체 개발 드라이버로 7분 벽을 넘은 성과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0.062초만 보면 놓친다
엔지니어끼리의 기록을 보면 간격은 훨씬 작다. 포드 레이싱 엔지니어 스티브 톰프슨도 GTD Competition으로 6분 49초 337을 기록했다. 캐텔의 ZR1X 기록보다 0.062초 느리지만, 이는 뮐러가 낸 포드의 최고기록과는 별개다.
두 차량의 기록은 모두 프로토타입·사전 양산(Prototype/Pre-Production) 범주에 속한다. 다만 쉐보레는 당시 미국 양산 사양에 트랙이 권고한 안전장비만 더했다고 밝혔다. ZR1X가 유럽에서 판매되지 않아 이 범주로 분류됐다는 설명이다.
반면 머스탱 GTD Competition은 일반 GTD에서 공력 부품과 타이어, 경량 부품을 바꾸고 V8 엔진의 하드웨어·튜닝도 손본 차량이다. 0.062초는 이처럼 사양과 운전자가 다른 두 엔지니어의 기록 차이다. 캐텔도 당시 이 트랙에서 600랩을 달린 숙련된 드라이버였다.
먼저 정한 파이크스피크
로마에 따르면 포드가 올해 뉘르부르크링으로 복귀했을 때 콜벳 팀은 이미 파이크스피크로 향하는 일정을 정해 둔 상태였다. 2026년에는 미국의 상징적인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차량의 능력을 보여주는 쪽을 택했다는 것이다.
쉐보레는 6월 19일 사전 보도에서 프로 레이서 JR 힐데브랜드가 ZR1X로 같은 달 21일 파이크스피크 힐클라임의 양산차 기록에 도전한다고 예고했다. 독일 서킷의 랩타임과는 다른 무대에서 ZR1X의 능력을 보여주려던 프로그램이었다.
로마는 팀에 의미가 있고 이야기할 가치가 있는 도전이라면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콜벳의 입장은 기록 경쟁의 영구 포기가 아니라, 포드의 기록에 답하기 위해 즉시 재대결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이장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