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선두, 끝내 빈손... 푸조의 승부를 바꾼 ‘한 바퀴’

[오토트리뷴=박성한 기자] 잠시나마 선두를 달린 레이스는 득점 없이 끝났다. 팀 푸조 토탈에너지스는 1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FIA 세계내구선수권대회(WEC)에서 93번 푸조 9X8이 12위, 94번이 1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서로 다른 전략으로 잡았던 초반의 기회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93번은 출발 순위 17위에서 한 시간 만에 6위까지 올라갔다. 다른 차량과 조금 다른 전략을 택해 잠시 선두에도 섰다. 하지만 경기 종료를 두 시간여 앞두고 레이스가 중립화되면서 선두 그룹보다 한 바퀴 뒤처졌고, 톱10 싸움에서 밀려났다.
이번 바르셀로나-카탈루냐 서킷 경기는 2026시즌 일곱 번째이자 끝에서 두 번째 라운드였다. 푸조는 까다로운 코스와 변화하는 날씨 속에서 9X8의 잠재력을 다시 확인했지만, 최종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빗길에서 열린 순위 회복
비는 출발 직전 몇 분 사이에 내렸다. 젖은 노면에서 미리 얻은 기준 정보가 없었던 만큼 팀과 드라이버들은 까다로운 조건에 빠르게 적응해야 했다. 포메이션 랩을 한 차례 더 돌았지만 초반에는 여러 사고가 이어졌다.
15위에서 출발한 94번의 로익 뒤발과 17위에서 시작한 93번의 폴 디 레스타는 그 사이 순위를 끌어올렸다. 시야가 나쁘고 두 차례 레이스 중립화가 있었음에도 두 차 모두 초반에 여러 자리를 되찾았다.
디 레스타는 한 시간 뒤 6위에 자리했고, 이후 다른 차량과 조금 어긋난 전략 덕분에 잠깐 선두까지 올라갔다. 노면이 점차 마르면서 두 9X8은 슬릭 타이어로 바꿨다. 건조해지는 흐름은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이어졌다.
한 바퀴가 멀어진 톱10
93번은 톱10 진입을 다투던 상황에서 선두와의 간격이 한 바퀴로 벌어졌다. 결정적인 중립화는 종료 두 시간여 전에 나왔다. 디 레스타와 닉 캐시디, 알렉스 퀸이 나눠 탄 차는 끝내 12위에 머물렀다.
캐시디는 “오늘 내 스틴트는 좋았고 차에 타자마자 편안했다”며 “주어진 조건에서 우리가 가진 패키지의 최대치를 끌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레이스 중립화로 선두에 한 바퀴를 잃어 톱10 경쟁에서 벗어났다며, 그때까지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기에 더욱 아쉽다고 밝혔다.
그는 바르셀로나의 특성이 9X8에 유리하지 않다는 점을 함께 짚었다. 그 조건을 고려하면 주말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여럿 찾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레이스를 분석한 뒤 차량의 강점에 더 잘 맞을 것으로 보는 몬차에서 한층 강한 모습을 보이겠다는 기대도 전했다.
94번에 남은 타이어 문제
94번은 뒤발과 말테 야콥센, 테오 푸르셰르가 운전했다. 93번 바로 뒤인 13위로 경기를 마쳤지만, 드라이버가 설명한 어려움은 달랐다. 초반 시야 문제를 넘긴 뒤에는 타이어 열화가 페이스를 제한했다.
뒤발은 “출발 때는 시야 때문에 정말 어려웠지만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며 젖은 노면에서의 페이스는 상당히 좋았다고 말했다. 경기 두 시간 뒤 슬릭 타이어로 바꿨을 때도 속도는 괜찮았다고 돌아봤다.
문제는 타이어에 특히 부담을 주는 바르셀로나 코스에서 진행된 열화였다. 뒤발은 이후 선두권과 비교해 페이스가 조금 부족했다고 설명하면서도 긍정적인 부분은 있었다고 평가했다.
퀸의 적응, 몬차의 기대
새로 합류한 영국 출신 퀸에게는 팀과 함께 WEC 레이스 주말의 요구를 익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실제 경쟁 상황에서 하이퍼카를 운전하며 이해를 넓혔다. 팀은 최종 순위와 별개로 그의 합류와 적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에마뉘엘 에스노 팀 대표는 출발 때의 조건이 좋은 추월 기회를 만들어 두 차량이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노면이 마른 뒤에는 현재 팀의 성능 수준에 더 가까운 자리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에스노 대표는 “포인트가 손에 닿을 듯했기에 결과가 분명 아쉽다”면서도 주말 내내 확인한 긍정적인 흐름을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퀸이 팀에 곧바로 적응하고 속도와 성숙함, 적응 능력을 보여준 점을 만족스러운 부분으로 꼽았다.
한편, 시즌 최종전은 바르셀로나 경기에서 세 주 뒤인 11월 8일 몬차에서 열린다. 여덟 번째 라운드가 치러질 몬차는 9X8이 2022년 WEC에 데뷔한 코스이기도 하다. 푸조는 ‘속도의 신전’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시즌을 긍정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성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