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이름 하나에 2천 명?”... 포드 작명팀이 끝까지 숨기는 것

[오토트리뷴=홍민영 기자] 자동차 이름 하나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회사 안팎의 수많은 사람을 거친다. 포드가 지난 20일 공식 채널을 통해 차량과 기능, 서비스의 이름을 짓는 과정을 공개했다. 작명을 총괄하는 스콧 하우먼은 내부 승인뿐 아니라 소비자 조사와 상표 검토까지 통과해야 이름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하우먼의 차량 번호판에는 ‘네이머(Namer)’라는 글자가 붙어 있다. 미시간에서 그 문구를 쓰는 번호판은 자신의 것뿐이라며, 포드의 글로벌 작명 책임자가 된 데에도 이 번호판이 한몫했을지 모른다고 소개했다.
아이 이름과 다른 이유
사람들은 그에게 자동차 이름을 짓는 일이 아이 이름을 정하는 것과 비슷한지 묻곤 한다. 고객이 쉽게 이해하고 기억하며 마음을 연결할 수 있는 이름을 찾는다는 목표는 단순하다. 그러나 최종 이름을 고르는 과정은 그만큼 간단하지 않다.
하우먼은 아이 이름을 정할 때는 회사 안의 30~40명에게 승인을 받거나 비공개 조사에 참여하는 소비자 2,000명의 의견을 거칠 필요가 없다고 비유했다. 자동차와 관련 서비스에서는 그만큼 여러 단계의 검토가 따라붙는다는 뜻이다.
올해 하우먼의 팀이 이름을 붙일 차량과 기능, 서비스는 약 100개에 이를 전망이다. 고객이 기능을 바로 이해하도록 간단하게 정하는 이름도 있고, 특정한 색이나 장면에서 출발해 개성을 담는 이름도 있다.
사막의 색에서 온 이름
포드가 사례로 소개한 브롱코 데저트 라이징 시리즈는 유타 사막의 일출과 일몰에서 보이는 분홍색과 산호색, 베리 계열 색조에서 이름을 얻었다. 제품이 전달하는 분위기와 이름을 연결한 경우다.
작명팀 내부에서는 이름을 승인받는 과정이 법안을 통과시키는 일에 비유된다. 여러 단계를 거쳐도 마지막 결정권자가 거부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하우먼은 어떤 날에는 자신의 판단 근거를 쌓아 재판관 앞에 내놓는 검사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후보가 많은 또 다른 목적
한 제품이나 기능, 서비스에 대해 만드는 후보 이름은 실제로 쓰일 이름보다 훨씬 많다. 단순히 마음에 드는 단어를 찾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개발 중인 내용을 보호하고, 포드가 공개할 준비를 마칠 때까지 실제 이름이 드러나지 않게 하는 목적도 있다.
하우먼은 작명을 직함보다 하나의 전문 분야에 가깝다고 소개했다. 회사 안에서는 작명을 스포츠에 빗대는 말도 따라다닌다. 누구나 의견을 내는 주관적인 영역인 만큼, 팀은 후보를 제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름을 선택한 이유를 설득해야 한다.
마지막까지 남는 문턱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도 법률 검토에서 상표 문제가 드러나면 이름을 포기해야 한다. 다른 뜻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거나 유럽처럼 여러 언어가 쓰이는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전달되지 않는 경우에도 후보에서 빠질 수 있다.
하우먼은 문이 닫힐 수 있다는 사실을 예상하면서도 실제로 후보가 탈락할 때마다 아쉬움은 남는다고 밝혔다. 이름이 모든 문턱을 넘어도 모든 사람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점도 인정했다.
조사와 토론, 막다른 길과 재도전을 거쳐 마지막으로 남은 이름이 제품에 붙는다. 하우먼은 그때도 일이 쉬워지는 것은 아니라며, 여전히 사람마다 다른 의견을 낸다고 전했다.
홍민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