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포기했나”... 메르세데스-AMG, GT SUV 공개에 팬들 '오열'

[오토트리뷴=박성한 기자] 주말마다 가족과 짐을 태워야 한다고 운전 취향까지 접어야 할까. 메르세데스-AMG가 공개한 GT SUV는 그 고민에 꽤 과감한 답을 내놓는다. 다섯 사람이 타는 SUV 안에 낮게 앉는 운전석과 스포츠카의 감각을 함께 담았다.
GT SUV는 AMG가 처음부터 독자 개발한 대형 전기 SUV다. 고성능 전용 AMG.EA 플랫폼을 사용하며 GT 53·55·63으로 구성된다. 기존 벤츠 SUV에 고성능 부품을 더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공간 배치와 전기 구동계부터 AMG의 목적에 맞췄다.
가장 강력한 GT 63의 최고출력은 약 860kW, 1,169마력(PS)에 달한다. 하지만 이 차의 흥미로운 부분은 가속 숫자 밖에도 있다. 가족을 태울 공간을 확보하면서 운전자가 보고 듣고 느끼는 감각을 스포츠카 쪽으로 끌어당겼다는 점이다.
스포츠카처럼 앉고 함께 탄다
운전석에 앉는 방식부터 다르다. AMG는 운전자를 차체 안쪽에 낮게 배치하고 14인치 중앙 화면을 운전자 쪽으로 기울였다. 10.2인치 계기판과 중앙 화면이 하나로 이어지는 구성이며, 조수석용 14인치 화면은 선택 사양이다.
뒷좌석은 세 사람이 앉는 구성이 기본이다. 등받이를 접을 수 있고 헤드레스트도 전동으로 접힌다. 트렁크는 앞좌석을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조건에서 VDA 기준 약 606L, 앞쪽 수납공간은 약 79L다. 낮게 흐르는 지붕 아래에도 동승자와 짐을 위한 자리를 남겼다.
전기차에 남긴 엔진의 기억
전기차로 바뀌어도 AMG 특유의 엔진 소리를 즐기게 한 점은 취향을 드러낸다. GT 63과 GT 55는 V8, GT 53은 6기통의 소리를 재현한다. 실제 엔진 차량에 마이크 16개를 설치하고 100회 이상 측정한 소리를 바탕으로 주행 상황에 맞춰 들려준다.
소리만 스피커에서 흘려보내는 구성도 아니다. AMGFORCE Sport+에서는 가상 변속과 좌석 진동, 전용 계기판 화면이 함께 작동한다. 운전대 패들로 변속하는 동작까지 더해 엔진차에서 익숙했던 리듬을 전기차의 즉각적인 반응에 연결한다.
감각의 강도는 조절할 수 있다. 소리 설정에는 강한 소리와 균형 잡힌 소리, 조용한 모드가 마련된다. 혼자 달릴 때의 취향과 가족을 태웠을 때의 분위기를 같은 강도로 고집할 필요가 없는 구성이다.
동승자의 몸까지 생각한 하체
동승자를 위한 장치는 하체에 들어갔다. 새 AMG ACTIVE RIDE CONTROL+는 공기 스프링과 유압으로 연결한 댐퍼를 이용해 차체의 앞뒤 숙임과 좌우 기울어짐을 제어한다. GT 63에는 기본, GT 55에는 선택 사양으로 제공된다.
급가속 때 앞이 들리고 제동 때 고개가 숙여지는 움직임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기계식 안티롤 바 대신 유압 장치가 차체 움직임을 다스리고, 세 단계로 조절하는 공기 스프링이 승차감과 자세를 함께 조정한다. 강한 가속을 만드는 장치만큼 몸의 흔들림을 줄이는 장치에도 공을 들였다.
뒷바퀴를 최대 6도까지 돌리는 후륜 조향은 기본이다. 시속 약 80km 이하에서는 앞바퀴와 반대로, 그보다 빠를 때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길이 약 5.09m의 차체를 낮은 속도에서 다루기 쉽게 하고 고속에서는 안정감을 높이는 역할이다.
한 번의 가속으로 끝내지 않는다
GT 63은 세 개의 축방향 자속 모터를 사용하며 최대토크는 약 2,000N·m, 204kg·m다. 순간 최고출력과 별도로 연속출력은 약 530kW, 721마력(PS)로 제시됐다. 한 번의 강한 가속 뒤에도 성능을 유지하는 능력을 따로 강조한 셈이다.
이를 받치는 배터리의 사용 가능 용량은 128kWh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오일이 원통형 셀 주위를 직접 흐르며 열을 관리한다. GT 53은 106kWh 배터리와 모터 두 개를 사용해 동력계 구성을 달리한다.
충전도 짧은 정차를 겨냥했다. GT 63·55의 최대 DC 충전 출력은 710kW이며 배터리 10%에서 80%까지 12분을 제시한다. 400kW 충전기를 쓰면 같은 구간은 16분이다. 이 수치와 GT 63의 WLTP 주행거리 620~700km는 제조사가 공개한 예비값으로, 실제 충전 환경과 확정 인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AMG GT SUV는 미국에서 2027년 여름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며 가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박성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