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바꾸란 말보다 반갑다”... 10년 넘게 탄 차량에도 전부 '무료'

[오토트리뷴=박성한 기자] 차를 오래 타다 보면 큰 고장보다 작은 수납 공간이 아쉬울 때가 있다. 컵홀더에 굴러다니는 동전, 자꾸 엉키는 충전 케이블, 둘 곳이 마땅치 않은 선글라스가 그렇다. 스코다는 이런 불편을 줄이는 방법을 새 차 옵션표 밖으로 꺼냈다.
스코다는 19일 컵홀더와 수납함, 케이블 정리 도구 등을 직접 출력할 수 있는 3D 설계파일 제공 범위를 넓혔다고 밝혔다. 제조사의 프린터블스 계정에서 파일을 무료로 내려받고 개인 3D 프린터로 만드는 방식이다. 완성된 액세서리를 배송하는 서비스와는 다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대상이다. 새로 나온 에픽과 피크뿐 아니라 현재 판매하는 차와 여러 단종 모델까지 범위에 넣었다. 새 차를 사야만 편의 장비를 더할 수 있다는 익숙한 방식에서 벗어나, 이미 타고 있는 차의 작은 공간을 손보는 길을 연 셈이다.
차 안의 작은 빈틈을 바꾼다
공개된 품목은 차 안에서 손이 자주 가는 물건들에 집중한다. 컵홀더와 동전함, 휴대전화 거치대, USB 케이블 정리 도구가 대표적이다. 시트 등받이 포켓에 거는 케이블·모자용 고리와 톱테더 고정 부위를 활용하는 고리도 마련했다.
여러 액세서리는 차량에 마련된 기존 수납 공간을 이용한다. 차에 구멍을 뚫거나 구조를 바꾸는 작업 없이 기능을 더하도록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컵홀더 한쪽을 작은 물건의 자리로 바꾸거나 케이블을 걸어두는 식으로, 넓이보다 공간을 쓰는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
금형 대신 파일을 건넨 이유
제작에는 스코다의 혁신 조직과 엔지니어,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회사는 일반적인 제품 생산에 필요한 금형과 재고, 준비 기간을 거치지 않고 새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작은 수납 부품을 디지털 파일로 전달한다는 방식이 이 접근의 중심이다.
신형 차종에는 공간에 맞춘 전용 설계도 있다. 피크의 접이식 테이블에 끼우는 컵홀더는 일반 크기와 큰 컵을 모두 고려했다. 하단 콘솔 정리함과 컵홀더 덮개, 별도 인서트 등도 제공하며, 실제 사용자들이 요청한 아이디어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에픽의 점보 박스 트레이는 센터 콘솔 안쪽 수납 공간을 정리하는 부품이다. 해당 프로젝트 설명은 열쇠와 선글라스, 충전 관련 물건을 담는 용도를 제시한다. 차 안의 기본 공간을 그대로 두면서 물건별 자리를 나누려는 설계라는 점에서 쓰임이 분명하다.
무료 파일을 실물로 만들려면
파일을 내려받는 비용은 없지만 실물까지 공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프린터와 출력 재료를 준비해 직접 만들어야 한다. 사용자는 필요한 액세서리를 고르고 파일을 자신의 필요에 맞게 조정할 수 있어, 같은 차라도 보관하는 물건에 맞춰 활용하는 여지가 있다.
출력 재료도 프로젝트 설명을 읽어야 한다. 에픽 점보 박스 제작 안내는 ASA 또는 내열성 재료를 권하고, 밀폐형 프린터가 없는 경우 PETG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PLA는 햇볕 아래 주차한 차 안에서 부드러워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재료 안내는 해당 프로젝트에 적힌 조건이다.
단종 뒤에도 남는 작은 배려
단종 모델을 범위에 넣었다는 점은 오래 차를 쓰는 사람에게 더 반가운 변화다. 스코다는 현재 운행 중인 여러 세대의 차량에도 이런 편의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는 방향을 내세웠다.
사용 범위에는 조건이 있다. 에픽 점보 박스 프로젝트는 개인의 비상업적 제작을 허용하며, 출력한 제품을 판매하거나 배포하려면 사전 서면 동의가 필요하다고 명시한다. 무료 다운로드를 곧바로 상업적 판매 허가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실제 파일의 이용 조건을 함께 제시한 것이다.
목록을 늘리는 과정에는 이용자 의견도 들어간다. 스코다는 앞서 공개한 차량 모형의 반응을 바탕으로 실용 액세서리를 개발했으며, 프린터블스에서 받은 의견으로 다음 아이디어를 고른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가장 반응이 좋은 품목으로는 톱테더 고리를 꼽았다.
이번 시도에서 눈에 띄는 것은 거창한 신기술보다 소유자를 대하는 방식이다. 단종된 차도 계속 운행하는 고객으로 보고, 일상에서 손이 가는 작은 부품의 설계를 건넨다. 필요한 파일과 적용 차종, 재료 조건이 맞는다면 오래 탄 차에도 나만의 수납 장비를 더할 수 있다.
박성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