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0kg에 V8·수동, 옛 스포츠카 감성 그대로"... 미켈로토, 페라리 308 오마주 공개

[오토트리뷴=한민구 기자] 큰 화면과 높은 출력이 신차의 경쟁력이 된 시대에, 무게 950kg과 수동변속기를 앞세운 스포츠카가 나왔다. 이탈리아 AC 모터스포츠와 미켈로토가 공개한 ‘그루포 4 트리뷰토’다. 페라리 308의 비례와 랠리 역사를 현대적으로 되살렸다.
겉모습만 보면 오래된 308을 복원한 차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용 튜브형 섀시에 가벼운 복합소재 패널을 씌운 신차다. AC 모터스포츠는 미켈로토에서 일했던 프란체스코 칼차바라가 2년 전 설립했다. 경주차 제작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출발한 프로젝트인 셈이다.
낮게 깔린 앞부분에는 검게 처리한 그릴과 수평형 주간주행등, 팝업 헤드램프를 조합했다. 보닛과 앞 펜더의 통풍구는 308을 떠올리게 하고, 넓게 부풀린 펜더는 랠리카에 가까운 인상을 더한다. 차체 크기와 전체적인 실루엣도 원형의 분위기를 따른다.
옆면에는 굵직한 사이드 스커트와 문 뒤의 큰 흡기구를 넣었다. 별 모양 휠에는 피렐리 타이어를 끼웠다. 뒤에는 크게 열리는 엔진 덮개, 검은 그릴, 두 개의 배기구와 원형 테일램프 네 개를 배치했다. 아래쪽으로 드러난 탄소섬유 디퓨저는 현대적인 요소다.
동력원은 자연흡기 3.4L V8이다. 최고출력은 385마력(380hp), 최대토크는 37.2kgf·m(269lb-ft)이며 도그레그 방식 수동변속기만 연결한다. 변속 패턴과 기어를 넣는 조작까지 운전 경험의 일부로 삼았다. 자동변속기로 더 빠른 기록을 노리는 최근 슈퍼카와는 지향점이 다르다.
눈길을 끄는 숫자는 출력보다 무게다. 공차중량 950kg은 원형보다 140kg 가볍다고 소개됐다. 가벼운 차체는 가속뿐 아니라 제동과 방향 전환 때 움직여야 할 질량을 줄인다. 아직 가속 기록이나 최고속도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 차가 어떤 운전 감각을 겨냥했는지는 분명하다.
실내는 외관보다 훨씬 단순하다. 평평한 탄소섬유 대시보드 앞에 운전자용 화면을 놓고, 중앙에는 물리 스위치와 다이얼을 모았다. 세 갈래 스티어링 휠과 금속 게이트가 드러난 변속 레버, 탄소섬유 레이싱 시트도 적용했다. 편의 장비의 개수보다 손과 발로 다루는 요소가 먼저 보인다.
차명에 들어간 ‘그룹 4’는 장식만은 아니다. 미켈로토는 실제 페라리 308 GTB를 바탕으로 그룹 4 규격의 랠리카를 제작했고, 이 차들은 세계랠리선수권에도 출전했다. 이번 신차는 그 이력을 디자인과 구성으로 이어받았다.
한편, 판매 시점과 가격은 발표되지 않았다. 그루포 4 트리뷰토는 랠리카의 형상을 빌리는 데서 나아가 950kg의 차체와 자연흡기 V8, 수동변속기를 하나로 묶었다. 더 빠른 자동변속기와 더 큰 출력을 앞세우는 최근 스포츠카 사이에서 직접 다루는 감각을 선택한 차다.
한민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