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안 접고 샤워실만 접는다"... 포드 트랜짓, 공간 아낀 캠핑카 변신

[오토트리뷴=한민구 기자] 캠핑카에서 밤마다 식탁을 치워 침대를 만들기는 번거롭고, 고정 욕실을 넣자니 통로가 좁아진다. 미국 파파고 밴스는 사륜구동 포드 트랜짓에 고정 침대를 남기면서 샤워실만 접는 방식을 택했다. 험로용 장비와 생활 편의를 함께 챙긴 개조차다.
바탕은 휠베이스 3,759mm(148인치)의 연장형 트랜짓이다. 블랙 라이노 휠과 올터레인 타이어, 밴 컴퍼스 스테이지 3 서스펜션을 조합했다. 앞 범퍼에는 견인 고리와 히치 연결부를 넣고 차체와 디퍼렌셜 아래를 보호판으로 감쌌다.
차 옆과 뒤에는 사다리를 고정해 지붕 랙에 접근하도록 했다. 랙에는 200W 태양광 패널 두 장과 어닝, 조명을 배치했으며, 지붕에는 환기팬과 에어컨도 들어간다. 외관에서부터 단순한 이동용 밴과 다른 쓰임새가 드러난다.
실내는 운전석과 생활 공간 사이의 고정 벽을 없앴다. 앞좌석을 돌려 뒤를 바라볼 수 있고, 2인용 벤치도 회전하며 작은 침대로 펼쳐진다. 청회색 수납장과 밝은 벽, 목재 무늬 바닥에 대나무 조리대를 더해 차가운 작업차 분위기를 줄였다.
주방에는 깊은 싱크대와 정수 수도꼭지, 냉동 공간이 딸린 냉장고, 700W 전자레인지가 있다. 요리는 이동식 스토브로 하고 위쪽 환기팬으로 냄새와 수증기를 내보낸다. 서랍과 싱크대 아래 수납장 외에 옷을 걸 수 있는 키 큰 수납장도 마련했다.
뒤쪽 퀸사이즈 침대는 차체 옆을 확장한 부분 덕분에 가로로 놓았다. 길이 방향으로 침대를 길게 차지하지 않아 생활 공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침실에는 독서등과 충전 단자, 회전형 32인치 TV와 팬을 넣었고, 침대 아래는 안팎에서 접근하는 짐칸으로 쓴다.
전력 설비는 920Ah 리튬 배터리와 3,000W 인버터·충전기가 중심이다. 외부 전원과 태양광, 주행 중 충전의 세 경로를 쓴다. 생활 장비가 많아도 한 가지 충전원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구성한 것이다.
급수는 125L 청수탱크가 맡는다. 온수기와 외부 샤워 연결부, 동결 방지 장치가 있는 오수 설비도 갖췄다. 실내에서는 출입구 쪽 알루미늄 샤워 트레이를 펼치고 천장에 커튼을 걸어 사용한다. 씻은 뒤 접으면 고정 욕실이 차지했을 공간을 다시 통로로 쓸 수 있다.
한편, 이번 차량의 제작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공간 활용의 핵심은 모든 장비를 무조건 고정하는 대신, 매일 쓰는 침대는 그대로 두고 사용 시간이 짧은 샤워 공간을 접도록 나눈 데 있다.
한민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