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지로버 GT, SUV 틀을 벗어났다... 낮아진 차체와 새 실내 공개

[오토트리뷴=한민구 기자] 레인지로버가 브랜드 다섯 번째 모델인 GT의 외관과 실내를 추가 공개했다. 기존 레인지로버보다 낮고 길게 뻗은 차체를 갖춘 전기 그랜드 투어러로, 현재 위장막을 씌운 테스트카가 최종 글로벌 주행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카스쿱스에 따르면 레인지로버는 GT를 낮은 SUV가 아니라 ‘자동차’이자 정통 그랜드 투어러로 규정한다. 테스트카는 영국에서 벨기에를 거쳐 독일 뉘르부르크링까지 달렸으며, 장거리 주행에 필요한 승차감과 주행 감각을 다듬는 데 시험 결과를 활용하고 있다.
GT는 역대 레인지로버 가운데 무게중심이 가장 낮고 공기역학 효율도 가장 높은 모델로 개발되고 있다. 낮은 차체로 전력 소비와 풍절음을 줄이는 한편, 브랜드 특유의 전지형 주행 능력도 유지한다는 목표다. 날렵한 루프와 돌출된 휠 아치, 얇은 전후면 램프 등 기존 레인지로버의 특징은 낮아진 비율 안에 다시 배치했다. 위장막은 레인지로버 디자인·엔지니어링 거점인 영국 게이든 주변 지형의 등고선을 금색 무늬로 표현했다.
EMA 기반 첫 순수전기 레인지로버
GT는 JLR의 전동화 모듈형 아키텍처인 EMA를 사용하는 첫 순수전기 레인지로버다. 영국 헤일우드 공장에서 내연기관차 및 하이브리드 모델과 함께 생산하며, 출시 초기에는 배터리 전기차로 판매한다. 레인지로버는 모델 생애주기 후반에 완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 유연성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용량과 충전 출력, 주행거리, 모터 구성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레인지로버는 GT가 장거리 주행 성능과 정숙성, 전지형 주행 능력을 함께 갖추도록 개발하고 있으며, 낮은 차체에도 동급 최고 수준의 오프로드 성능을 목표로 한다. 도로뿐 아니라 자갈길에서도 테스트카를 시험해 포장 상태가 바뀔 때의 승차감과 구동 제어를 함께 다듬고 있다.
단일 화면과 숨김형 송풍구
실내는 기존 레인지로버와 다른 간결한 구성을 채택했다. 전통적인 계기판 대신 운전자용 디스플레이를 두고, 중앙에는 하나의 대형 화면을 배치했다. 두 개의 스포크로 이뤄진 스티어링 휠과 떠 있는 형태의 센터콘솔도 적용해 수평으로 길고 정돈된 인상을 강조한다.
송풍구는 대시보드 전체 너비를 따라 외부에서 드러나지 않게 숨겼다. 직물 소재로 감싼 대시보드는 스피커까지 표면 안에 감추도록 설계했으며, 시각적 요소와 소음을 줄여 장거리 이동 중 차분한 공간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자주 쓰는 기능은 음성으로 자연스럽게 조작할 수 있도록 물리 버튼과 화면 의존도도 낮췄다.
2열 공간까지 챙긴 그랜드 투어러
낮은 쿠페형 비율에도 2열 무릎 공간은 동급 최고 수준을 목표로 한다. 전기차 전용 EMA를 활용해 앞뒤 좌석 사이 공간을 확보하고, 장거리 이동에서 뒷좌석 탑승자도 편안하게 대화하고 쉴 수 있는 구성을 지향했다.
마틴 림퍼트 레인지로버 총괄은 GT가 기존 그랜드 투어러보다 넓은 주행 영역을 제공하면서도 레인지로버 특유의 장거리 정숙성과 전지형 능력을 유지하도록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완성차 외관과 세부 사양, 출시 일정은 올해 안에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민구 기자 [email protected]